■ 힌남노 ‘짧고 강했던’ 충격

포항·경주 등 110㎜ ‘물폭탄’
침수·산사태… 주민 긴급대피

제주 1만644가구 대규모 정전
부산 해안가는 도로 파손 속출
급류 등에 1명 사망·2명 실종


태풍 ‘힌남노’가 휩쓸고 간 6일 오전 부산 수영구 수변공원 일대에 강풍으로 파손된 보도블록, 울타리, 전선 등이 널브러져 있다.  뉴시스
태풍 ‘힌남노’가 휩쓸고 간 6일 오전 부산 수영구 수변공원 일대에 강풍으로 파손된 보도블록, 울타리, 전선 등이 널브러져 있다. 뉴시스


부산 = 김기현·제주 = 박팔령·포항 = 박천학 기자
울산 = 곽시열·창원 = 박영수·광주 = 김대우 기자
전국종합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강타한 제주, 부산, 울산, 경남, 경북 지역 등에서는 3명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거나 실종되고 강풍으로 인한 시설물 파손 피해가 속출했다. 경북 포항과 경주 등에서는 집중폭우로 인한 침수피해가 커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전신주 등의 파손으로 162건에 6만6341가구의 정전사고도 속출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6일 각 지역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에서 이날 오전 7시 57분쯤 70대 여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뒤 인근에서 1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여성은 당시 딸, 남편과 함께 걸어서 대피소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또 이날 오전 1시쯤 울산 울주군 언양읍 남천교 아래 하천에서 20대 1명이 물에 빠져 실종됐고 포항에서도 1명이 실종됐다.

시간당 110㎜ 안팎의 물폭탄이 쏟아진 경북 포항과 경주의 경우 도심 곳곳이 물바다로 변했고 산사태와 저수지 붕괴 위험으로 주민들이 고지대 등으로 대피했다. 포항에선 남구 청림·송도·죽도동과 오천읍, 북구 양학동 등 도심 곳곳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고 하천이 범람했다. 오천읍에서는 모텔이 침수돼 투숙객 15명이 옥상으로 대피했고 한 전통시장이 침수돼 고립된 주민 5명이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북구 용흥동 대흥중학교 뒤편 야산에선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들이 대피했고 대송면 제내리 저지대도 침수해 주민 2239명이 행정복지센터 등 5곳으로 대피했다. 경주시에서는 건천읍 송선저수지와 하동 하동저수지 붕괴 위험으로 주민 대피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가장 먼저 태풍 피해를 입은 제주에서는 이날 오전까지 침수, 고립, 화재 등 모두 198건에 대한 긴급구조활동이 이뤄졌다. 5일 밤 서귀포시 대정읍에서는 폭우에 만조까지 겹치면서 해안가 주택에 물이 차올라 2명이 고립됐다 구조됐다. 학교시설물, 공사장 가림벽, 가로수, 전신주 등이 쓰러지고, 1만644가구(제주시 8418·서귀포시 2226)에 정전이 발생해 복구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부산에서는 이날 오전 5시쯤 서구 암남동 한 도로에서 침수로 차량에 갇힌 운전자 A(52) 씨가 차량 유리를 부순 119구조대에 간신히 구조됐다. 해운대 마린시티, 서구 송도, 기장군 등 만조시간 해안가 방파제를 넘어온 높은 파도로 인한 철제 펜스와 도로 파손사고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7시 3분에는 해운대구 우동 모 호텔의 외벽이 떨어지고, 중구 남포동 옛 철도청 건물 지붕이 강풍에 날아가 인근 충장대로에 떨어지는 등 각종 구조물 파손으로 122건의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2716가구에 정전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남에서는 신안군 흑산면 예리 선착장 400㎡와 여수시 돌산읍 우두리 상동방파제, 완도군 보길면 중리방파제와 선착장 등 18개 공공시설과 소형선박 4척 등이 태풍에 의해 파손되거나 침수 피해를 입었다.

경남에서는 강풍과 폭우로 인한 낙과·침수 등으로 농작물 507㏊, 시설물 9.2㏊ 등 농업 피해가 많았다. 농작물은 벼가 침수(83㏊), 쓰러짐(141㏊) 등으로 224㏊가 피해를 입었다. 진주와 밀양에서 배(108㏊), 사과(141㏊) 등 249㏊의 과수원이 낙과 피해를 입었다.

한편 이날 현대중공업·현대자동차 울산 공장 등 울산지역 기업들은 오전에 휴무를 실시하거나 출근 시간을 2∼3시간 늦춰 태풍에 대비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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