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씻기 등 개인방역 허술해져
올겨울 감염병 동시유행 우려
독감 의심 환자 3주째 증가세
2017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
수족구병도 1000명당 36.7명
급성호흡기감염증 환자 582명
올겨울 코로나19 외에도 인플루엔자(독감), 수족구병 등 여러 가지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멀티데믹(multidemic)’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년 반 동안 코로나19 유행을 겪으면서 다른 감염병에 대해서는 ‘면역 공백’인 탓에 호흡기나 접촉성 감염병이 함께 유행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가장 활성화되는 겨울에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지 않아 긴장감이 떨어진 만큼 다른 감염병의 유행 강도 역시 커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6일 질병관리청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올해 35주 차(8월 21~27일) 외래 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는 4.3명으로 3주째 증가세를 보였다. 29주 차부터 3명대로 올라선 의심 환자 수는 5주 만에 4명대를 넘어섰다. 35주 차 기준 의심 환자 4.3명은 2017년 5.2명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같은 기간 리노바이러스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급성호흡기감염증 의심 환자도 총 582명으로 전주(501명) 대비 늘어났다. 접촉성 감염병인 수족구병 의심 환자는 34주 차(8월 14~20일)부터 1000명당 36.7명으로 30명대로 올라섰다.
지난 2년 반 동안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개인 위생 수칙이 생활화되면서 독감, 수족구병, 결막염 등 다른 감염성 질환 발병은 급감한 바 있다. 하지만 올겨울에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2년간 유행하지 않던 다른 감염병에 대해서는 ‘면역 공백’ 상태”라면서 “거리 두기도 없고 위생 수칙도 잘 안 지켜져 접촉성이나 호흡기 감염병이 같이 기승을 부리는 ‘멀티데믹’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앞서 남반구인 호주는 겨울이었던 지난 6~7월 코로나19, 독감, RSV 등 세 가지 감염병이 동시 유행하는 ‘트리플데믹’을 겪은 바 있다. 계절이 반대인 호주는 북반구 독감 유행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국가다. 전문가들은 올겨울 독감 외에도 영·유아들 사이에서는 수족구병, 수두, 파라인플루엔자 등이 같이 돌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초겨울 유행하던 독감이 예년보다 빠른 10~11월 돌 수 있어 고위험군은 독감 백신 접종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교수는 “독감과 코로나19 증상을 정확하게 구분하기 어렵다”며 “고위험군은 같이 걸리면 위중증 이환율이 높아질 수 있어 코로나19 외에도 독감 백신 접종을 반드시 마쳐야 한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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