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링서 사망·부상 빈번한데
사고나도 책임회피로 보상막막

“전문자격 갖춘 인력 확보하고
영상기록장치 열람 의무화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애견호텔’에서 반려견의 사망·부상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견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빈발하는 사고에도 애견호텔들은 사고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가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에 사는 성모(여·24) 씨는 지난 7월 중순 경북의 대형 애견카페 겸 호텔에 나흘간 반려견을 맡겼다. 이후 이 개는 야외 소형운동장에 쓰러진 채 1시간가량 방치돼 있다가 이튿날 결국 숨졌다. 그는 “이날 반려견을 데리러 가며 오후 3시 45분 업체 측에 연락했지만, 관계자는 ‘잘 있다’며 이날 정오에 찍은 영상을 보내왔다”고 주장했다. 이후 성 씨가 CCTV를 확인한 결과, 업체의 설명과 달리 이날 오후 2시 11분 이 개는 쓰러졌고, 오후 3시 21분 호텔 직원이 개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긴 상태였다. 이 개는 이튿날 오전 5시에 결국 숨졌다. 애견호텔 측은 책임을 회피했고, 성 씨는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애견호텔의 관리 부실로 반려견이 도주하거나 다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경기도의 한 애견호텔에 새끼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를 맡긴 최모 씨는 지난달 27일 호텔로부터 “강아지가 2층에서 뛰어내려 도망갔다”는 연락을 받았다. 최 씨는 이곳저곳 도움을 구해 겨우 반려견을 찾았지만, 반려견은 골반뼈와 왼쪽 뒷다리가 다친 상태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추석 연휴 반려견을 누군가에게 맡겨야 하는 견주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에 사는 말티푸 견주 이모(여·26) 씨는 “애견호텔이나 펫시터를 이용했다가 후회하는 친구들이 많아 지인에게 수고비를 주고 하루만 맡길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애견호텔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팀장은 “지난 4월 전면 개정된 동물보호법에 따라 신설된 ‘반려동물 행동지도사’ 국가자격증을 갖춘 인력을 애견호텔이 일정 비율 고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CCTV 열람·제공 의무화도 필요하다”며 “현행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의 동물위탁관리 영업자 시설·인력 기준에는 영상기록장치 설치 규정만 있을 뿐, 열람·제공 의무는 명시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이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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