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 1인가구 관계망 형성 ‘행복한 밥상’ 사업 눈길
도움 사각 놓인 중장년 1인가구
사회적 고립비율 청년보다 높아
‘행복한 밥상’ 총 1000명 참여
“사별후 혼자였는데…따뜻”호평
“2년 전 남편과 사별했고 딸 3명은 모두 결혼해 혼자 살고 있어요. 외로움을 느끼고 있던 터라 이 자리에 나왔어요. 사실 큰 기대는 안 했는데 음식을 함께 만들고 나눠 먹으니 마음이 채워지는 것 같습니다. 아주 좋네요. 계속 참여하고 싶습니다.”
중장년(40∼64세) 1인 가구가 모여 제철·건강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함께 나누는 서울시의 소셜다이닝 사업 ‘행복한 밥상’에 참여한 조영숙(여·64) 씨가 남긴 후기다. 지난 1일 오후 6시 서울 중구여성플라자에서는 추석을 앞두고 육전을 만드는 ‘행복한 밥상’이 차려졌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1인 가구 10여 명은 수업 초반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요리 강사의 설명과 손끝에 집중해 육전 만드는 방법을 배웠다. 이날은 특별히 나이 제한을 두지 않고 세대가 소통하는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겨자와 머스터드는 다른 건가요” “진간장과 양조간장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등 요리에 서툰 남성 참여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3∼4명씩 나눠 직접 육전을 부치자 여기저기가 소란해졌다. 이날 처음 만난 참여자들은 재료를 씻고 자르고 양념을 만들고 전을 부치며 자연스럽게 말문을 트고 서로에 대해 알아갔다. ‘우당탕’ 식기들이 부딪치는 소리만큼이나 이내 웃음소리도 곳곳에서 피어났다. ‘행복한 밥상’ 정규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던 박진욱(49) 씨는 “10년 넘게 혼자 살고 있는데 지출을 줄이기 위해 음식을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며 “요리를 배우고 싶어 참여했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5월부터 수요조사를 통해 선정한 10개 자치구 총 1000명을 대상으로 ‘행복한 밥상’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만성질환 위험이 크고 사회적 관계망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중장년 1인 가구의 식생활을 개선하고 음식을 매개로 한 소통을 통해 사회 관계망 회복에도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서울 중장년 1인 가구 15.2%가 사회적 고립 상태라는 조사 결과는 시가 중장년 1인 가구에 관심을 갖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회적 고립은 △낙심하거나 우울해서 이야기 상대가 필요할 때 △몸이 아파 도움이 필요할 때 △갑자기 많은 돈을 빌려야 할 때 등 3가지 문항 모두 도움을 받을 사람이 없다고 응답한 경우를 말한다. 이는 청년(13.1%)이나 노년(12.0%) 1인 가구보다 높은 수준이다. 시는 향후 중장년 1인 가구가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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