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發 유럽경제 위기 심화

러, 유럽공급 차단하자 값 폭등
OPEC+ 감산 합의 유가도 꿈틀
유로·파운드 가치 20년來 최저


러시아가 유럽으로 연결되는 주요 가스관을 완전히 잠그겠다고 선언한 뒤 첫 가스 거래일인 5일 유럽 가스 가격이 30% 이상 폭등했다. 이런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는 1년여 만에 전격 감산에 합의하며 에너지 위기를 부추겼다. 가뜩이나 취약한 유럽 경제는 직격탄을 맞고 비틀댔다. 유럽 증시는 하락했으며 유로화와 파운드화 가치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이날 유럽 천연가스 벤치마크인 네덜란드TTF 선물 가격은 장중 메가와트시(MWh)당 33% 상승한 284유로(약 38만7000원)까지 치솟았다. 1년 전에 비해 880%가량 뛴 수준이다. 천연가스 급등은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선언에 따른 것이다. 러시아는 당초 정비를 위해 지난달 31일부터 3일까지 러시아에서 독일로 이어지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을 일시 가동 중단한다고 밝혔으나 주말 동안 완전히 중단한다고 말을 바꿨다.

OPEC+의 감산 선언도 에너지 불안을 부추긴 요소다. 이날 OPEC+는 회의를 열고 10월 생산량을 이달보다 1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최근 경기침체 우려로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이날 OPEC+의 감산 결정에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2.4% 상승한 배럴당 95.2달러에 거래됐다.

유럽 경제는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특히 이날 유로화 환율은 2002년 12월 이후 20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1985년 이후 37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증시도 낙폭을 키우고 있다. 독일 DAX 지수와 프랑스 CAC40 지수는 각각 2.22%와 1.20% 밀렸으며 범유럽지수 유로 Stoxx50은 1.53% 떨어졌다.

유럽은 에너지난 타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 정상은 이날 전화 회담 후 전기와 가스를 서로 나눠쓰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날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 마지막 원자로의 전력이 끊어지는 등 전쟁 불안이 이어지고 있어 유럽 에너지난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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