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회장 취임 후 4년 3개월만
해외 계열사 사업장 첫 공개 방문
부산 엑스포 홍보도 병행할 듯
배터리소재 확보 직접 나설수도


구광모(사진) LG그룹 회장이 취임 4년 3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주요 계열사 해외 사업장을 공식 방문한다. 재계는 2018년 6월 회장에 오른 뒤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그룹 사업 전반을 구조 조정하고, 조직문화 혁신에 주력해온 구 회장이 앞으로는 글로벌 경영을 본격화하겠다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내실을 다지면서 형성된 자신감을 토대로 적극적인 리더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오는 9월 말 또는 10월 초 폴란드 출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폴란드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과 함께 브로츠와프에 있는 LG에너지솔루션 공장 방문도 계획하고 있다. 구 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 공장을 찾으면,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주요 해외 사업장을 공개적으로 방문하는 것이다. 구 회장은 2019년 4월 미국 인재 채용 설명회 성격인 ‘LG 테크 콘퍼런스’에 참석한 적이 있지만, 주요 사업장을 찾은 사례가 공개된 적은 없다. 재계 관계자는 “(폴란드 방문은) 구 회장의 사실상 첫 번째 해외 출장이 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취임 후 국내 사업장을 먼저 둘러본 뒤 해외 출장을 계획했지만, 그동안 코로나19로 제약이 많았다”고 말했다. 다만, LG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전 외부에 알리지 않고 과거에 미국 등 해외 사업장을 조용히 방문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계열사 CEO들에게 주요 의사결정 등을 맡기고,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큰 방향을 제시하고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는 평가다. 휴대전화 사업 철수와 전장 사업 관련 해외기업 인수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해 매출, 자산, 영업이익 등의 지표를 괄목할 정도로 개선하는 성과를 거뒀다. 44세의 젊은 총수답게 그룹 지주회사인 ㈜LG의 주요 임원을 1970년대생으로 세대교체하고, 공식 직함도 ‘회장’이 아닌 ‘대표’로 하는 등 그룹 문화를 눈에 띄게 바꿨다. 고객 경험을 우선하는 구 회장의 철학도 직원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체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이번 해외 출장을 계기로 구 회장만의 스타일이 글로벌 경영으로 본격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 회장의 첫 번째 해외 사업장 방문지가 LG에너지솔루션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 확보, 전략 지역 진출 등을 위해 구 회장이 직접 뛸 가능성도 거론된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의 리더십에 대해 역동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며 “글로벌 무대에서 다른 총수들 못지않은 활동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김병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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