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이른바 ‘회계개혁’이라고 불리며 4년 전 개정된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부감사법) 개선에 나섰다. 회계 투명성과 신뢰성 제고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기업의 감사 부담이 증가한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중대한 회계 부정에 대해 사후 적발과 제재를 엄정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는 기업·회계업계·학계 등이 참여하는 ‘회계개혁 평가·개선 추진단’을 구성했다고 6일 밝혔다. 금융위 자본시장국장 주재로 지난 1일 첫 번째 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논의할 주요 과제로 △표준감사시간제 △내부회계관리제도 외부감사 의무화 △주기적 지정제 등 지정제 확대 등을 선정했다.
회의에 참석한 상장회사협의회 등 기업 관계자들은 이날 “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제도를 포함하고 있음에도 중요 규제 도입 효과 등 논의 과정이 부족했다”며 “기업과 감사인 간 힘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외부감사법의 보완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유선임 이후 3년간은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지정 감사인을 선임해야 한다는 내용의 주기적 지정제와 관련해선 감사의 비효율성을 야기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등 회계업계에서는 감사인의 수준과 독립성이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회계업계 참석자들은 “엄격해진 감사로 감사시간과 보수가 증가해 기업 부담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감사 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외부감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과정으로 인식되는 측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회계법인들이 감사 품질 향상을 위해 인적·물적 투자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향후 제도 개선이 이런 투자 의지를 꺾는 요인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의 비용 부담 증가와 관련해서는 회계개혁 이전 10년간 감사보수는 매우 낮은 수준의 상승을 보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10개 회계법인 대표(CEO)와 가진 간담회에서 “횡령 등 부정행위를 예방·적발할 수 있도록 내부회계관리제도 내실화를 통한 감시·감독 기능 강화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리스크 취약 부문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재무제표 심사를 신속히 진행하고 회계법인의 품질 관리 수준에 따라 감사인 감리 주기와 범위를 차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또 “중소기업에 대한 감사 절차를 간소화하되 감사 품질도 담보할 수 있는 소규모 기업용 감사 기준이 신속히 마련될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