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퍼 “中·日 이웃 강국에도 한국어, 정체성 잃지 않은 언어” KF기금받아 신규교수 임명 8명
“한국의 지원 덕분에 ‘분단’과 ‘부동산’의 연관성 연구에 더욱 매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전 세계에서 한국학 진흥을 위해 애써온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30년 만에 18개국의 100개 대학에 한국학 교수직을 만드는 성과를 이뤄낸 가운데, KF 한국학 교수직에 신규 임용된 브리지트 마틴 미국 미시시피대 교수는 “한국의 지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며 감사를 표했다. 마틴 교수는 대니얼 파이퍼 호주 모내시대 교수와 함께 최근 신규 임용된 8명 중 한 명이다. KF는 이번에 미국 뉴욕대와 캘리포니아주립대(UC) 샌타바버라, UC 어바인 3곳에도 처음으로 한국학 교수직을 신설했다.
마틴 교수는 6일 문화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재단 도움으로 한국학 연구에 매진할 수 있게 된 만큼 전 세계에 한국학을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07년 우연한 기회에 방문한 한국에 매료됐다는 마틴 교수의 연구 분야는 정치학과 지리학, 이 중에서도 한국의 현대 지리다.
마틴 교수는 “지리는 정치와 사회, 안보 등 모든 문제와 관련이 있다”면서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놓인 한반도에서 비무장지대(DMZ)가 갖는 지정학적 의미는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마틴 교수는 “DMZ는 남북의 정치·경제적 측면에서 창조적 실험이 많이 진행되는 곳”이라면서 “한국의 부동산 산업이 미군 주둔 위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연구 대상”이라고 말했다. 마틴 교수는 내년 봄 학기부터 미시시피대에서 한국의 지리 및 인류학을 가르칠 예정이다.
언어학자인 호주 모내시대의 파이퍼 교수는 이날 문화일보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어에 대해 “중국과 일본이라는 강력한 이웃 국가를 두고도 정체성을 잃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은 언어”라면서 극찬했다. “고유성을 지키면서도 급격한 문화적 변화에 맞춰 적응해가는 언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파이퍼 교수는 한국문화사 박사과정 당시에 대학 측 행정 실수로 한국인 유학생과 기숙사를 함께 쓰게 되면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더욱 사랑하게 됐다”면서 “많은 외국 학생들이 한국 음악과 드라마, 영화와 같은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한국학 강좌를 듣기 시작하는데, 내 강의를 통해 수천 년에 걸친 한국의 풍부한 역사에도 눈을 뜨게 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KF는 마틴 교수와 파이퍼 교수 사례를 들면서 “더 많은 연구자가 한국학을 공부해서 한국학이 학문의 한 분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관련 사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