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조 시장경제와민주주의연구소 이사장

여야가 합의한 종합부동산세법(종부세법) 개정안이 7일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일시적 2주택자는 주택 수 제외 특례로 종부세 중과를 피할 수 있게 됐다. 1세대 1주택자 중 종합소득이 6000만 원 이하인 고령·장기 보유자는 종부세 납부를 미룰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종부세 과세표준 결정에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100%에서 60%로 낮추고, 종부세 부과 기준선(11억 원)을 14억 원으로 올리는 방안은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채택되지 못해 ‘반쪽 합의’가 되고 말았다.

노무현 정부 때이던 2005년 도입된 종부세는 처음부터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됐다. 종부세법 제1조는 종부세 도입 이유를 ‘고액 부동산 보유자에게 부과해 조세 부담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의 가격 안정을 도모함’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후에 벌어진 일을 보면 종부세는 이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는 데 사실상 실패했다. 종부세 도입을 계기로 주택 가격은 오히려 폭등했고, 문재인 정부에서 종부세제를 더욱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더는 ‘부자 과세’도 아니게 됐다. 2010년만 해도 종부세 대상은 25만 명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01만 명으로 4배 급증했다. 여전히 상위 소수라고 할지 모르지만, 한 가구 구성원이 3명 안팎이라고 가정하면 300여만 명이 종부세 영향을 받는 셈이다.

게다가 공정시가 적용률 또한 2배가량 올라간 바람에 종부세 부담이 커졌다. 지난해 종부세 부과액은 7조3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87% 급등했다. 그 결과 평생 집 한 채만 갖고 살아온 사람들도 느닷없이 많게는 수천만 원의 종부세 폭탄을 맞게 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전 정부가 방만한 재정지출을 위해 부자 과세 미명 아래 증세에만 골몰했다는 의심도 일었다. 현 정부·여당이 이번 종부세 완화를 두고 ‘부자 감세’가 아니라 ‘정상화’라고 하는 이유다.

종부세와 관련해 불만이 비등하자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종부세 개편을 공약했지만 선거가 끝난 현재 드러난 결과는 반쪽 합의다. 여당이 조세위원장을 맡아 온 관례를 들어 위원장 자리 탈환에 집착하다 시간에 쫓겨 ‘반쪽 합의’라도 응할 수밖에 없었던 국민의힘도 책임이 있지만, 더 큰 책임은 종부세 완화를 약속했다가 야당이 되자 입장을 뒤집은 민주당에 있다.

민주당 대표가 된 이재명 의원은 대선 후보 때 “문재인 정부의 종부세 인상이 과도해 화가 난다”며 종부세 중과 배제 등을 약속했다. 그런데 민주당은 야당이 되자 지난 집권 5년간 급증한 세 부담을 바로잡기 위한 한시적 조치에 ‘부자 감세’란 해묵은 프레임을 씌우며 딴지를 건다. 정부·여당이 종부세 부과 상한선을 기존 11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올리는 절충안을 냈는데도 민주당은 공정시장가액 비율 상향을 요구한다.

이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국정에 협조할 건 협조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종부세 완화에 대해서조차 협조하기 어렵다면 앞으로 무슨 협조를 하겠다는 건지 궁금하다. 더구나 종부세 과세 기준을 14억 원 이상으로 조정했을 때 구제받는 대상은 지난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로 집값이 앙등하기 전에는 집 한 채 가격이 7억∼9억 원이던 9만3000명이다. 이들이 과연 민주당이 말하는 중과세로 징벌해야 할 소수의 부자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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