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육감賞 곽태인 학생

To. 무쇠다리 외할머니께

감사편지를 쓴다고 했을 때 처음 떠오른 사람은 바로 외할머니예요. 한쪽 다리가 많이 아프셔서 절뚝거리시고 남들보다 느리게 걸으시지만, 70세가 넘은 나이에 그 누구보다 더 열심히 일하시는 우리 외할머니! 외가댁에 갈 때마다 늘 주차장에 마중 나오셔서 저와 동생을 꼭 안아 반겨주시죠. 코끼리처럼 퉁퉁 부은 할머니의 다리를 보면 속상해서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져요. 하지만 제가 걱정하는 표정을 보이면 할머니가 속상해하실까 봐 그냥 웃으며 말없이 다리를 주물러 드렸어요. 그럼 용돈도 참 많이 주시잖아요.^^ 그것뿐만 아니라 저희 오면 주려고 하나씩 사 모은 보석머리핀과 인형들이 얼마나 많은지 할머니가 거실 바닥에 쫙 펼쳐 주시면 진짜 선물 가게에 온 것처럼 신나요. 할머니 집에 오면 항상 어린이날 같아서 정말, 정말 좋아요.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불편한 다리를 끌고 계단을 오르내리며 힘들게 청소해 버시는 돈으로 사주신다는 걸 잘 알아서 할머니가 주신 용돈과 선물은 부모님이 주신 거보다 훨씬 소중하고 값져요. 그래서 더 감사하고요. 여태까지 할머니가 주신 용돈들 다 어디에 있는지 아세요? 바로 제 통장에 저금해놓고 있어요. 함부로 쓸 수가 없더라고요. 이 돈 모아서 무릎 수술하실 때 보태드리고 할머니가 제일 좋아하는 양념갈비도 사드릴게요.

지난번에 제가 “할머니 힘드신데 일 그만두고 빨리 수술해서 집에서 편하게 쉬면 안 돼요?”라고 물었죠. 그때 할머니는 “다리가 이래도 일하는 곳에서 할머니 별명이 무쇠다리가. 일 잘한다고 사람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나. 일할 수 있는 게 감사하고 더 벌어야 우리 손녀들 입에 맛있는 거 하나라도 더 넣어주지 느그 생각하면 하나도 안 아프다. 천천히 쉬면서 일하면 괜찮다”라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때 옆에 있던 동생이 “할머니 수술하는 거 무서워서 안하는 거죠?”라고 물었을 때 할머니께서는 “자식한테 주는 사랑은 아낌이 없다. 근데, 자식한테 짐을 주는 건 싫다”고 하셨어요. 할머니의 그 말이 저는 이상하게 슬프면서 예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그런지 그 말이 기억에 남아 있어요.

걸음은 느리지만 마음은 바다처럼 넓은 무쇠다리 할머니! 저도 할머니께 받은 사랑을 부모님께 나눠주는 사람이 될게요. 그리고 얼른 무릎 수술하셔서 건강한 다리로 저랑 손잡고 할머니께서 가고 싶다고 하신 오륙도 해맞이 공원을 같이 산책해요. 내년에는 꼭 수술하기로 약속해요. 할머니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낌없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건강하게 오래 함께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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