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 김민환(35)·이가은(여·32) 부부



저희는 같은 회사에서 사수와 신입 직원으로 처음 만났습니다. 2019년 대구에서 상경한 저(가은)는 처음 입사한 회사에서 남편을 만났습니다. 남편 첫인상은 ‘서울 남자’ 그 자체였습니다. 무표정에 차갑고 까칠해 쉽게 다가가기 어려웠습니다. 평소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명랑, 쾌활한 저와는 정반대의 성격이었죠. 완전 다른 두 사람이기에 처음엔 호감이 생길 여지가 없었던 것 같아요. 동료로서 묵묵히 일만 하는 사이였죠.

그런데 몇 번의 계절이 지나고 함께 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남편이 ‘츤데레’(쌀쌀맞고 인정 없어 보이나 실제로는 따뜻한 사람) 기질이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마음은 매우 따뜻한 사람이었어요. 비슷한 시기 남편도 저에게 조금씩 관심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스며들었던 것 같아요. 당시만 해도 저는 “팀장님을 상무로 만들 때까지 열심히 일하겠다”고 농담하고는 했는데, 이 덕에 ‘상무님’이라는 애칭이 생겼고 조금씩 더 가까워졌습니다.

2020년 여름 워크숍 때 술기운에 제가 울며 업무 관련 힘든 일을 털어놓은 게 저희 관계의 터닝포인트가 됐습니다. 주말에는 전혀 연락하지 않았던 직장 동료 관계에서, 서로의 일상이 궁금해지며 자꾸만 생각나는 사이가 돼 버렸습니다.

어느 날씨 좋은 가을 주말, 제가 농반진반으로 “바다 보러 가자”고 하자 남편이 덥석 받았죠. 둘이 영종도로 향했습니다. 조개구이를 맛있게 먹고, 남편이 저에게 고백했습니다. 그 후로 1년 2개월간 연애했고, 부부가 됐습니다. 사실 연애 기간은 결혼 준비 기간이나 마찬가지였어요. 사내 연애라는 게 ‘끝’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잖아요. 연애와 동시에 결혼을 결심했던 것 같습니다. 이미 함께한 시간 동안 서로를 겪어왔기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천방지축 말괄량이인 저와 평생을 약속하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만들어준 남편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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