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에도 외부 대피 불가 방침… 주민 반발 지속 확진자 0명에 ‘훈련한다’며 봉쇄 봉쇄조치로 경제 불안정 가속
중국 쓰촨성 청두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지진을 감지하고 밖으로 나가려는 주민들과 봉쇄를 하려는 실무자들간의 대립이 이뤄지고 있다. 웨이보 캡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걸린 당 대회를 앞두고 중국의 코로나19 통제가 다시 엄격해지는 가운데 최근 지진이 발생한 쓰촨(四川)성에서 코로나19로 봉쇄된 건물 내 주민들의 대피까지 막으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 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의 ‘치적’을 높이기 위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계속하는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 같은 조치가 오히려 중국 경제 성장을 막는 등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SNS 웨이보(微博) 등에선 방호복을 입은 요원들이 봉쇄된 아파트 로비 출입구를 통해 탈출하려는 청두시 주민들을 가로막는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1시 52분쯤 청두에서 영상 속에서 밖으로 나가려는 사람들을 가로막던 방역 요원은 “지진은 끝났다”며 개방을 거부했고, 한 아파트 단지는 “쓰촨에서 지진이 별거냐”라는 안내 방송까지 하며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남서쪽으로 221㎞ 떨어진 간쯔(甘孜)좡(藏)족자치주 루딩(瀘定)현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해 최소 7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현재도 주변 지역에서 최소 13차례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청두시는 “전염병 통제 기간에 지진, 화재, 홍수 등 다른 재해가 발생할 경우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내용이 추가된 새로운 대응 요령을 발표했다. 청두시는 다만 “통제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고 단서조항을 달았다.
다른 지역에서도 당국의 ‘과도한’ 방역조치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허난(河南)성 ?츠(<삼수변+민>池)현은 지난 8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코로나19 대응 훈련을 한다며 도시를 사흘간 봉쇄했다. 중국에서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자도 없는데 ‘훈련’을 명목으로 지역을 전면 봉쇄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수도 베이징(北京)과 가까운 허베이(河北)성의 줘저우(<琢에서 玉변 대신 삼수변>州) 시는 8명이 감염되자 지난달 말 도시를 전면 봉쇄했고, 스자좡(石家莊)시는 30명 가까이 확진되자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하고, 상업시설을 폐쇄했다. 청더(承德)시는 코로나19 방역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본인은 물론 3대 친족까지 입대와 공산당 입당, 공무원 시험 응시 등을 불허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가 여론이 악화하자 철회하기도 했다. 그 외 광둥(廣東)성 선전(深<土+川>)도 부분 봉쇄 상황을 지난 9월 1일 이후 계속 연장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중추절(추석) 기간의 이동도 자제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베이징(北京) 시는 출장이나 여행 등으로 다른 지역에서 베이징에 온 사람은 7일 동안 회식이나 모임에 참석하지 말고 인원 밀집 장소에 방문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 같은 상황은 10월 당 대회를 앞두고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당국자들의 안간힘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10월 당 대회에서 ‘제로 코로나’의 성과가 부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작은 조짐에도 필요 이상의 통제를 하고 나선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물어 창춘(長春)시 부시장과헤이룽장(黑龍江)성 다칭(大慶), 시짱(西藏), 하이난(海南)지역의 방역 담당자들이 무더기 징계를 당하는 등 중국 당국이 관내 코로나 확진자 발생에 대해 강한 징계를 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차이샤(蔡霞) 전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팬데믹 발생 초기 시 주석은 실무자들의 말을 사실상 기각하고 자기식대로 현재 정책을 밀어붙였다”며 “제로 코로나 완화 등은 시 주석에게 있어선 ‘오판의 인정’이고 시 주석은 이를 절대 인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이 중국 경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일 경재 매체 차이신(財信) 등에 따르면 전날 열린 국무원 회의에서 중국은 3분기부터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예고했지만 전문가들은 제로 코로나로 인해 이 같은 부양책이 힘을 받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는 8월 수출이 3148억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7.1% 늘었다고 7일 발표했다. 이는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12.8%를 크게 밑돈 것이다. 부동산시장 침체와 코로나19 통제로 내수와 투자가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이 경제를 지탱해 왔으나 수출마저 성장세가 꺾이며 중국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