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간 결혼 합법화한 지 55년 만 1958년에는 미국인 4%만이 인종 간 결혼 찬성했지만 현재는 거의 만장일치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인종 간 결혼 찬성률 추이. 악시오스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나 아시안 증오범죄 등 미국 내 인종차별 문제가 여전하지만 인종 간 결혼 문제의 경우 미국인 10명 중 9명 이상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에서 인종 간 결혼이 합법화한 지 55년 만에 결혼하는 부부 다섯 쌍 중 한 쌍이 인종 간 결혼으로 집계됐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갤럽의 최근 조사 결과 미국 성인 남녀의 94%가 흑인과 백인 간 인종 간 결혼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3년 조사에서 응답자의 87%가 찬성했던 것과 비교할 때 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특히 갤럽이 1958년 처음 인종 간 결혼에 대한 찬성 여부를 물었을 때 불과 4%만이 찬성했던 것과는 천양지차다. 앞서 미국 대법원은 지난 1967년 러빙 대 버지니아 사건에서 인종 간 결혼을 연방 차원에서 합법화한 바 있다. 갤럽이 인종 간 결혼 합법화 1년 뒤인 1968년 조사한 결과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20%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인종 간 결혼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연령, 인종, 지역을 가리지 않고 모두 90% 이상을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18~29세 응답자의 98%가 인종 간 결혼에 찬성했고 30~49세는 97%, 50세 이상에서는 91%가 찬성이라고 답했다. 인종별로는 백인이 아닌 미국인의 96%, 백인의 93%가 인종 간 결혼에 찬성했다. 지역별로는 미국 서부 거주자는 97%가 찬성했고, 동부·중서부 94%, 남부 93% 등의 순이었다.
인종 간 결혼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이 개선되면서 실제 인종 간 결혼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인종 간 결혼이 합법화된 1967년 결혼한 부부 중 단지 3%만이 서로 다른 인종이었던 것에 비해 현재는 20%가 인종 간 결혼이다. 악시오스는 “인종 간 결혼이 합법화한 지 55년이 지난 지금 미국인들은 거의 만장일치로 인종 간의 사랑에 찬성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