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인 음주운전을 가중처벌하는 이른바 ‘윤창호법’ 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이후 일부 음주운전 사범들이 감형을 기대하며 재심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윤창호법 위헌 결정과 관계 없이 기존 형량을 유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2단독 임기환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던 A 씨의 재심에서 기존 형량을 유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A 씨는 지난 2019년 2월 서울 강북구의 한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230%의 만취 상태로 오토바이를 운전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앞서 지난 2020년 12월 원심 재판부는 A 씨의 과거 음주운전 전과를 근거로 ‘윤창호법’으로도 불리는 도로교통법 148조의2 1항을 적용했다. 이 조항은 ‘음주운전 또는 음주 측정 거부 행위’를 2회 이상 한 사람을 2∼5년의 징역형이나 1000만∼2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이 같은 조항은 2018년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한 윤창호(당시 22세) 씨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져 ‘윤창호법’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헌법재판소는 해당 규정이 과잉 처벌에 해당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A 씨는 올해 1월 재심을 청구했으나 결과를 바꿀 수는 없었다. 재심 재판부는 “헌재의 위헌결정 취지를 고려하더라도 종전에 선고됐던 징역 1년의 형이 무겁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윤창호법 조항에 따라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된 B 씨도 최근 재심에서 감형을 선고 받는 데 실패했다. B 씨 역시 지난 2019년 10월 도봉구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74%의 만취 상태에서 화물차를 운전한 혐의였다. 게다가 B 씨는 적발 당시 무면허 상태이기도 했다.
이 같은 재심 결과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윤창호법과 별개로 재심 청구를 하더라도, 음주운전에 대한 기존 법정 형량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면 형량을 줄이기 어렵고 대부분 원심의 결과가 유지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들 사건도 윤창호법 적용 이전에 재판을 받았더라도 징역형을 피하기 어려웠던 사례였을 것으로 보인다.
음주운전 처벌에 관한 현행 규정은 운전면허 정지 수준(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0.08% 미만)이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운전면허 취소 수준(0.08% 이상)은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혈중알코올농도 0.20% 이상인 상태로 운전하면 윤창호법의 양형과 같은 ‘2∼5년 징역이나 1000만∼2000만 원 벌금’이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