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역사상 최고의 광고

구글에 ‘스티브 내쉬 광고’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32초 분량의 나이키 광고 유튜브 링크가 검색된다. 광고는 스티브 내쉬가 아닌, 같은 팀의 어느 선수가 공을 건네받더니 슛을 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는 반복되는 자막.

“라자 벨, 시즌 평균 14.7 득점… 커리어 하이”

“보리스 디아우, 시즌 평균 13.3 득점… 커리어 하이”

“숀 매리언, 시즌 평균 21.8 득점… 커리어 하이”

광고는 이 선수들을 차례대로 보여준 뒤 이런 자막을 띄운다. “그는 (스티브 내쉬는) 그 혼자 빛날 수 있었음에도, 패스를 했다”(Even when he could have had the spotlight all to himself , he passed) 스티브 내쉬는 마지막에야 하이파이브를 하며 약 1초 가량 등장한다.



스티브 내쉬 나이키 광고의 한 장면 . 유튜브 캡쳐
스티브 내쉬 나이키 광고의 한 장면 . 유튜브 캡쳐


◇어시스트왕이자 최고의 슈터

나이키가 만든 NBA 관련 광고 역사상 가장 호평을 받는 이 영상은, 스티브 내쉬가 누구인지를 단 30초 만에 완벽히 설명한다. 내쉬는 동료 선수들이 본인 기량 이상의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만드는 선수였다. 실제 내쉬는 1996년 NBA에 데뷔해 2015년 은퇴할 때까지 내내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이름을 날렸다. 피닉스 선즈, 댈러스 매버릭스, LA 레이커스에서 활약했다. 올스타에 8차례나 선정됐고 어시스트왕도 무려 5번이나 수상했다. 그의 커리어 정점은 2005년과 2006년 정규리그 MVP 수상이다. 당시 코비 브라이언트, 덕 노비츠키, 케빈 가넷 등 기라성 같은 슈퍼스타들을 제치고 이뤄낸 위대한 업적이다. NBA 역대 3위인 누적 1만 335개의 어시스트 역시 스티브 내쉬의 위대했던 여정을 잘 설명해준다.

내쉬는 심지어 본인 역시 정확한 슛을 갖춘 좋은 슈터이자 클러치 슈터였다. 커리어 3점슛 성공률 42.8%은 그가 전성기 시절 거의 20(득점)-10(어시스트)를 기록하게 하는 무기였고 위기의 순간에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당대 최고의 슈터들만이 가입할 수 있는 180클럽 (자유튜 90% + 야투성공률 50% + 3점 성공률 40%)에도 4번이나 가입했다. 그중 3번은 연속기록이었다.





◇동료를 믿은 내쉬

개인적으로 내쉬의 위대한 점은 이 지점에 있다고 본다. 본인이 최고의 슈터임에도 더 좋은 기회가 있는 동료에게 패스를 건넬 수 있는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는 점, 결정적인 순간(예를 들어, 클러치 타임)에는 본인이 책임을 지더라도, 평소에는 동료에게 위임하는 ‘담대함’이 있었다는 점 말이다. 앞서 언급한 나이키 광고도 정확히 이 지점을 가리킨다. 그는 그 혼자 빛날 수 있었음에도 패스를 했다.





우리는 직장에서, 사회생활에서, 단체생활에서 끊임없이 협업과 동시에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개중에는 반드시 기량이 뛰어난 사람이 있기 마련이고 실력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우등생’과 ‘열등생’이 나뉘기 마련이다. 조직 내부, 팀 단위에서도 마찬가지다. 만약 어느 조직에서 잘 나간다고 평가받는 우등생이 열등생을 무시하고, 조롱하기만 하면 그 조직의 단합은 어떻게 될까. 팀은 와해되고 우등생도 머잖아 발 디딜 곳 없이 무너지고 말 것이다.

물론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우리 사회는 내쉬 같은 우등생을 필요로 한다. 이 사회의 우등생들이 스티브 내쉬를 닮고자 노력해보면 어떨까. 비록 본인이 최고의 슈터여도 ‘동료를 믿고’ 패스를 할 수 있는 우등생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렇다면 우등생 본인들이야말로 동료들의 기량을 이끌어 내는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송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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