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보수 현실화 요구하는 공무원

“9급 실수령액 200만원 이하”
“IT기업들 보면 상대적 박탈감”
5급 이하 ‘1.7% 인상’에 분노

“호봉제라 안정적인 근무 환경”
‘인상 요구’ 무리라는 주장도


지난달 31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본부가 공무원 임금 1% 인상 정부안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본부가 공무원 임금 1% 인상 정부안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정감’보다는 ‘돈’을 추구하는 경향이 짙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공무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내년도 공무원 임금이 1.7% 오르는 데 그치자, 이들은 청년 공무원의 보수를 현실화하라며 길거리 시위까지 나섰다. 일각에서는 호봉제에 따른 안정된 근무환경이라는 이점이 있는 만큼, 사기업 수준의 임금 인상 요구는 무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에서 9급 5호봉 세무직 공무원으로 일하는 김모(31) 씨는 14일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이후 월급이 20만 원도 채 오르지 않았다”며 “박봉으로 인해 동기부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 7월 월급 188만7260원(실수령액 기준)을 받았다. △봉급 187만2000원 △시간외수당 9만1600원 △정액급식비 14만 원 △직급보조비 15만5000원이 보수로 들어왔지만, 각종 공제 금액으로 37만1340원이 빠져나갔다. 경기도의 한 지구대에서 순경으로 근무하는 이모(28) 씨도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시간당 3173원의 추가 야간수당을 받으며 근무 중”이라며 “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의 급여를 들으면 한숨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최근 월급 인상에 더해, 수천만 원의 보너스까지 받는 정보기술(IT) 기업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국공무원노조는 정부의 ‘5급 이하 공무원 내년도 임금 1.7% 인상 결정’에 불만을 품고 전례 없는 길거리 시위에 나섰다. 상복 차림의 MZ세대 공무원들은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일대에 모여 하위직 공무원 보수 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청년 공무원 노동자들의 청춘 장례식’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그러나 공무원 임금 인상 요구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많다. 직장인 오모(33) 씨는 “공무원은 호봉제라는 안정된 근무환경에서 일하지 않으냐”며 “애초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초점을 맞춰 공무원을 선택해놓고, 급여까지 올려달라는 건 무리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약 30년간 공직에 몸담았다가 최근 퇴직했다는 김모(60) 씨도 “공무원 수부터 감축한 뒤 임금 인상 논의를 시작하는 게 순서”라고 꼬집었다.

김준모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가 재정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공무원의 임금을 민간 수준으로 인상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다만, 공무원의 근무 만족도를 높이는 것 또한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나 일본에서 공무원의 부업을 허용하는 것처럼, 한국도 공무원의 제한적 부업 허용 등과 관련한 제도 마련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영·송유근 기자 bigzero@munhwa.com
김대영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