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김민규(29)·고종은(여·28) 부부


안녕하세요. 제 남편은 검도 선수, 저는 초등학교 선생님입니다. 저희는 코로나19 이후 연애를 시작했기 때문에 남편의 검도 경기를 자주 보러 갈 수는 없었어요. 유튜브에서 생중계라도 해주는 날이면 그를 지켜보며 무사히 경기를 끝내길 기도하곤 했습니다. 작은 화면에서도 남편의 떨림이 그대로 느껴졌어요. 늘 잘해내는 남편을 믿지만, 혹시 다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어요.

언젠가 동계훈련하는 데 가서 응원해준 적이 있어요. 겉으론 멋있게 보여도 그렇게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생과 아픔이 있었을지 새삼 깨닫게 되더라고요. 훈련하다 보면 가끔 멍이 들거나 다쳐서 오기도 하는데 “이 정도쯤이야 괜찮아. 언제 다쳤는지도 모르겠어~ 안 아파”라고 말하면 더 속상해요.

검도 선수 남편을 만난 건 초등학교에서였습니다. 때는 제가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처음 발령 나던 날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전체 학교 직원들과 서로를 소개하는 자리가 있었어요. 남편은 학교 행정실에서 일하는 ‘사회복무요원’이었는데요, 마스크를 써서 얼굴 전체를 보진 못해도 매우 차가운 스타일에 키가 엄청 크다는 건 확실히 알 수 있었죠. 거의 반년이 될 때까지도 이렇다 할 교류가 없었어요. 남편은 제가 얼음공주 같았대요. 낯가림이 심했던 남편이 보기에는 제가 너무 다가가기 힘든 상대였다고요.

그렇게 2학기가 시작됐고, 어느 날 같이 근무하던 행정실무사님이 사온 도넛을 나눠 먹으며 서로의 첫인상이 변하게 됐어요. 남편은 알고 보니 상당히 친절했고요, 남편은 제가 차갑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고 해요. 그날 이후 빠르게 친해진 저희는 그해 빼빼로데이에 사귀게 됐어요.

지난 7월 결혼한 저희는 주변에서 정말 빨리 결혼했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요. 저희가 사귀고 나서 함께 입양한 반려견 ‘두부’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태어날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부모도 되고 싶고요. 많이 아껴주고 사랑해줘서 고마워, 남편.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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