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영 정치부 기자










“기술 패권을 지키기 위해 여야는 물론 정부와 대통령도 ‘K-칩스법’(반도체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깊은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국민의힘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지난 1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오찬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같이 말했다. 반도체 산업 육성을 핵심 국정과제로 삼은 윤 대통령과 집권 여당을 향해 초당적 협력을 강조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양 의원은 지난 6월 반도체특위 위원장직을 수락할 때부터 여당의 반도체특위를 국회 차원의 특위로 확대해야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국가 경제와 안보의 핵심 산업이 될 반도체 분야에 이념이나 정파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소신 때문이다. 양 의원은 지난달 2일 약 두 달간의 반도체특위 시즌1 활동을 마무리하며, 시즌2는 국회 반도체 특위에서 각종 현안 논의, 법안 처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7월 22일 21대 후반기 국회가 문을 연 지 56일째를 맞고 있음에도 국회 반도체 특위 구성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연금개혁특위 등 다른 특위들이 이미 구성결의안을 채택해 활동을 시작한 것에 비해 반도체특위만은 정작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어 특위 구성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당 대표의 징계,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등 당 지도체제 구성을 둘러싼 내홍 수습에 허송세월하고 있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을 당론으로 추진하는 등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이른바 ‘사법리스크’ 관리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 미국과 중국 등 국가들이 반도체 산업 보호와 육성에 속도를 내며 기술 패권 경쟁을 하는 이때, 국내에서는 반도체 특위가 반도체 산업 육성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제안한 특별법조차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정치의 가장 큰 목표는 국가의 번영과 국민의 행복 증진이다. 서로 경쟁을 하면서도 국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이 절실한 이유다. 그럼에도 지금의 정치권은 그 역할은 외면한 채 당리당략에만 골몰하고 있다. 여야 모두 이 같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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