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인구 유입이 활발한 경기도에서도 올해 상반기부터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앞지르면서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됐다. 경기도, 울산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젊은 층 인구 유입을 통해 저출산 파상 공세에 힘겹게 버티고 있었으나 결국 인구 자연감소 추세에 들어선 것이다. 세종시 한 곳만 인구 자연증가 추세를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지만 이 역시 조만간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15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경기도의 인구 자연증가건수(출생아에서 사망자를 뺀 수)는 -197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2년 경기도의 자연증가건수는 7만391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으나 매년 증가율이 감소해 지난해에는 8700명으로 줄어들었고 올해부터는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섰다. 서울의 치솟는 집값에 밀려난 이주민과 일자리를 찾아 올라온 비수도권 인구의 계속된 전입으로 경기도 인구는 매년 증가세를 보여왔으나 인구 자연감소 여파로 경기도 역시 2039년 1479만 명을 정점으로 내리막을 걸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울산시의 경우 그동안 인구가 꾸준히 감소했어도 산업도시 특성상 젊은 층이 많아 매년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를 상회했으나 올해부터는 상황이 뒤바뀌었다. 지난해 600명이었던 자연증가건수가 상반기 -513명으로 주저앉은 것이다. 정부기관 이전을 시작으로 인구가 계속 증가해온 세종시도 2019년 자연증가건수 2598명을 정점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전입 인구가 계속 늘고 있는 제주도도 자연증가건수에 있어서는 지난해 -500명을 기록하며 처음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가 올해 상반기에는 -683명으로 자연감소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전국적으로 인구 자연증가건수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20년부터다. 지역별로는 전남도가 2013년부터 사망자가 출생아 수를 웃돌아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됐고 강원도와 경북, 전북 등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됐으며 이제는 세종시를 제외한 모든 시·도가 인구 자연감소 추세에 접어든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비혼 추세와 저출산 성향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 혼인 건수는 2012년 32만7073건에서 지난해 19만2507건으로 10년 만에 5분의 3 수준으로 줄었다.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 역시 2021년 1.30명에서 0.81명으로 하락했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경제적 파장에 초점을 둬 인구 관련 대응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인구변동이 몰고 올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격차증가 완화, 구성원 간 사회적 연대성 강화 등 사회통합에 주안점을 두는 방향으로 정책 목표를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