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약사심의위원회 첫 민간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문애리 덕성여대 약학과 교수가 14일 서울 덕성여대 연구실에서 위원회의 전문성 강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첫 민간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문애리 덕성여대 약학과 교수가 14일 서울 덕성여대 연구실에서 위원회의 전문성 강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 문애리 중앙약사심의위 민간위원장

식약처 산하서 의약품 자문
민·관 공동위원장 체제 변경

“의약품 안전 면밀히 살피고
효율적 공급 위해 적시 심의”

“코로나 치료제·백신 심사
약심 등 3중자문 거쳐 안전”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 첫 민간위원장인 문애리 덕성여대 약학과 교수는 향후 중앙약심 활동 방향을 “의약품 행정의 세계적 전문성 확보”라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국민 사이에서 의약 행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고려해 대외 소통 또한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14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앙약심은 그동안 의약품 행정의 전문성 확보 및 대외 소통에 폭넓게 기여해 왔는데 이번에 최초의 민간위원장으로 위촉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앞으로 2년의 임기 동안 중앙약심의 민간위원장으로서 중앙약심의 심의가 전문성 있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중앙약심의 본질적 기능인 의약품 행정의 안전·전문성 확보를 강조했다. 그는 “중앙약심은 보건복지부 장관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자문에 응하는 식약처 자문위원회”라며 “대한약전의 제·개정에 관한 사항, 의약품 등의 기준에 관한 사항, 의약품 등의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조사·연구 및 평가에 관한 사항 및 그 밖에 복지부 장관과 식약처장이 심의에 부치는 사항에 대해 자문·심의하는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의약품 심의 전문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특히 백신 등 의약품 수급에 대한 전문성 요구도 커졌다. 이에 대해 문 위원장은 “정부가 민관 공동위원장 체제를 꾸리며 민간의 역할에 기대하는 것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의약품의 안전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위급 상황에서 적시에 맞는 심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전문성 또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의약품이 안전성이 확보됐는지 세밀하게 살피면서 국민에게 효율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중앙약심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커졌고 국민의 백신·치료제 심의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문 위원장은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의 경우 허가심사의 객관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하여 중앙약심을 포함한 3중의 자문 절차를 모두 거치도록 돼 있다”고 안전성을 자신했다.

중앙약심 위원은 위원장 2명을 포함하여 267명으로 구성됐으며, 각 분야별로 5개 분과위원회(약사제도, 의약품 등 기준·규격, 의약품 등 안전성·유효성, 신약, 생물의약품)를 두고 있다. 위원 수가 기존 99명에서 267명으로 대폭 확대됐고, 소분과위원회는 34개에서 26개로 감축됐다. 문 위원장은 “의약품 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위원 수를 대폭 늘렸고 중복된 기능의 소분과위를 통합했다”며 “조직 변화에 따라 앞으로 중앙약심 심의의 공정성과 다양한 전문성이 확보되어 자문위원회로서의 위상을 보다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세계 각국이 의약품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그만큼 의약품 안전과 중앙약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문 위원장은 “중앙약심은 식약처 내 위원회 11개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운영된 위원회로서, 실제로 지난 2년의 회기 동안에만 총 114회의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며 “중앙약심은 특히 전문적이고 특화된 지식이 필요한 의약품 분야의 자문위원회라는 점에서, 다양한 전공·전문 분야를 갖춘 위원을 위촉하여 심의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약품 안전 분야는 전문적인 만큼 국민에게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대외 소통 또한 강조되고 있다. 문 위원장은 “중앙약심에서는 의약품의 기준·규격, 안전성·유효성 검토 및 허가 등을 폭넓게 심의하게 되므로 심의의 공정성도 반드시 보장돼야 할 것”이라며 “마지막으로 중앙약심의 안건은 국민의 생명·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심의 결과에 대한 대외적인 소통도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고 답했다.

중앙약심 위원장은 식약처 차장이 단독으로 당연직으로 맡아왔지만, 정부는 지난달 8일 문 위원장을 민간위원장으로 임명하며 민관 공동위원장 체제로 개편했다. 문 위원장은 서울대 약학과를 졸업한 후 대한약학회 회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 전문위원장 등을 지냈고 현재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대외협력 부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유방암 전이 제어 연구 등으로 최우수 국제학술지에 다수 논문을 게재한 공로로 대통령표창과 과학기술훈장 등을 받은 바 있어 의약계에서는 연구·실무·행정 다방면에서 활동한 전문가로 꼽힌다. 또한 대한약학회 회장으로 재직하던 2017년 10월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신약개발과 헬스케어’란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산업-약학 연계 및 국제화 분야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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