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하반기가 심상치 않다. 신형 아이폰14와 간편결제 시스템 애플페이를 앞세워 하반기 ‘삼성의 땅’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코리아는 오는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애플 잠실’을 연다고 밝혔다. 한국에 자리 잡는 네 번째 매장이다. 애플은 잠실 지명의 의미(누에를 키우던 곳)에 착안해 개점 현장에 ‘다채로운 생각, 비단처럼 펼치다’는 문구를 배치해 기대감을 높였다. 잠실에 새로운 매장을 열면서 애플은 서울 동서남북 주요 지역에 모두 매장을 갖추게 됐다. 2018년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을 시작으로 지난해 여의도, 올해 명동·잠실로 매장 확장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명동 애플 스토어는 지난 4월 선보였는데 불과 6개월도 되지 않아 신규 매장이 생기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잠실 스토어 이후 5호·6호 공식 애플스토어 장소로 신논현과 홍대입구가 유력하다는 말도 나온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아이폰의 주요 소비국가로 꼽히는 일본의 수도 도쿄에 현재 5곳의 애플 스토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시장의 중요도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라선 셈이다.
그동안 애플은 중국, 일본과 비교해 ‘삼성전자의 본진’이라 할 수 있는 한국 시장에 비교적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지난 7일 새로 공개된 아이폰14 시리즈 역시 1차 출시국인 미국과 호주, 독일, 이탈리아, 싱가포르, 일본, 중국 등은 물론 2차 출시국인 말레이시아와 튀르키예 등 20개 이상 국가에도 밀려 10월에나 국내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환율 급등에도 부가세를 포함하면 한국 시장 출고가가 오히려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으로 책정되면서 애플이 국내 시장에 조금씩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사실상 애플페이의 연내 상륙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애플이 자사 생태계를 전면에 내세워 한국시장에 대한 공세를 펼치는 그림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한국 시장은 삼성전자의 확고한 시장 점유로 애플 본사에서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지역이었지만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와 아시아·태양 시장에서 한국이 가지는 상징성에 주목해 몇 년 전부터 본사 차원에서도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