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피해 주민 초긴장 창원 하수관 역류 등 피해속출 ‘힌남노’겪은 포항주민 불안감 “복구 안됐는데… 하늘도 무심”
19일 오전 제14호 태풍 ‘난마돌’ 영향으로 강풍이 불고 있는 부산 미포항 인근에서 한 시민이 뒤집힌 우산을 부여잡고 힘겹게 걸음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인지현 기자, 포항=박천학·부산=김기현·울산=곽시열·창원=박영수 기자
제14호 태풍 ‘난마돌’의 북상으로 19일 오전 폭우와 강풍이 몰아치면서 태풍 경보가 내려진 부산, 울산, 포항 지역은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거센 바람에 철탑이 넘어지거나 가로수가 쓰러지고, 하수 역류나 정전 피해도 잇달았다. ‘힌남노’ 상륙 당시의 수해가 다 복구되지 않은 포항 등에서는 “하늘도 무심하다”는 지역 주민들의 한숨도 터져 나왔다.
기상청에 따르면 난마돌이 우리나라 주변으로 이동하면서 이날 새벽 남해를 시작으로 통영, 거제 등이 차례로 강풍 영향권에 놓였고 오전 10시쯤 부산과 울산에 최근접했다.
순간최대풍속 초속 33.9m의 강풍이 분 부산에서는 이날 오전 8시 7분 금정구 장전동 건물 외벽 단열재가 떨어졌고 뒤이어 해운대구 중동 도로의 신호등이 파손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같은 지붕, 창틀, 표지판, 공사장 가림막 날림과 가로수 전도 등으로 소방과 경찰에서 117건의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앞서 18일 오후 동래구 온천동에서 강풍에 화분이 쓰러져 지나가던 40대 여성이 다쳤다. 울산에서도 전날 967가구에 이어 이날 오전 2시 17분 북구 명촌동 53가구가 정전을 겪었다.
경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밤사이 태풍 영향으로 전날부터 오전 8시까지 경남지역에 총 23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오전 5시 53분 거제시 사등면에서는 한 골프장에서 철탑이 넘어졌고 오전 4시 42분에는 양산시 주진동에서 강풍에 나무가 쓰러졌다. 김해시 어방동에서는 가게 유리 또는 간판이 파손되기도 했다. 전날 저녁에는 창원시 완월동에서 하수관이 역류하고 거제시 둔덕면에서 소형 전봇대가 강풍에 넘어가는 사태도 벌어졌다. 힌남노의 여파를 가장 크게 겪은 포항은 이날 오전 11시 현재 간판이 떨어지는 등 강풍 피해 신고 16건이 접수된 상태다. 힌남노 당시 300여㎡ 규모의 매장에 1m 이상 물이 차올라 큰 피해를 봤다는 동해면의 한 마트 주인은 “지난 태풍 때 가게 식료품이 모두 물에 잠겨 손실이 컸는데, 또다시 강풍을 동반한 비가 내려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14호 태풍 ‘난마돌’이 일본 열도를 강타한 18일 구마모토에서 강풍으로 가로수가 뽑혀 도로에 쓰러져 있다. 이날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50.9m까지 관측됐다. AP 연합뉴스
오전 8시 기준 포항의 힌남노 관련 응급 복구율은 91.4%(공공·사유시설 2만3921곳)다. 난마돌은 이날 오후 9시쯤 ‘중’ 강도의 태풍으로 약화돼 일본 오사카(大阪) 지역 북쪽을 지나쳐갈 것으로 예보된 상태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동쪽 지역은 이날 오후에 차차 태풍의 영향에서 벗어나겠고, 태풍특보는 20일 오후부터 대부분 해제된다”고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