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든 ‘대만 방어’ 확신

中침공땐 美軍개입 4번째 시사
美中 갈등 상황서 제기돼 주목

백악관, 바이든 강경 발언에
“美 정책 변하지 않았다” 진화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이 군사적으로 직접 개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군을 투입해서라도 대만을 방어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벌써 네 번째다. 또 8월 초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대만해협과 미·중 갈등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나와 더욱 주목된다. 역대 미 정부가 유지해온 ‘전략적 모호성’을 벗어난 발언에 백악관이 진화에 나섰지만 거듭된 발언에 바이든 대통령의 ‘확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미국의 대만 정책 변화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8일 방영된 미 CBS 방송의 ‘60분’(60 Minutes)에 출연, 중국이 침공하면 대만을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만약 실제로 전례 없는 공격이 있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진행자 스콧 펠리가 군사물자만 지원한 우크라이나와 달리 미군 남녀(병력)가 직접 방어에 나서는 것이냐고 재차 확인했지만 돌아온 답은 역시 “그렇다”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군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그는 지난해 8월 ABC방송 인터뷰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상호방위조약 5조를 언급하며 “일본, 한국, 대만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개월 뒤 CNN 타운홀 미팅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미·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대만 방어를 위한 군사개입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 그것이 우리의 약속”이라고 확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인터뷰 직후 백악관은 CBS에 “미국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며 즉각 진화에 나섰다. 실제 미국은 1979년 중국과의 수교 이후 대만에 무기판매·훈련지원 등은 계속하면서도 중국의 침공 시 병력을 직접 투입할지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밝히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해왔다. 역대 미 행정부는 이를 통해 수십 년간 중국의 대만 침공과 대만의 독립선언을 동시에 막는 억지력을 유지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1년 8개월 동안 네 차례나 대만 방어를 강조하고 나서면서 대만 수호 의지가 확고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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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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