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지역 전세가율 80% 돌파
빌라 이어 전셋값 계속 오름세
“내년 하반기엔 아파트도 위험”
7월 아파트 매매비중 역대최저
다세대·연립 거래 30%에 불과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경기 불안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 아파트값이 떨어지는 추세가 계속될 경우, 내년 하반기에는 서울 아파트 단지에서도 깡통전세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19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의 수도권 읍·면·동 단위 전세가율 데이터를 보면, 최근 3개월(6∼8월) 거래 기준으로 서울에서 아파트 전세가율이 80% 이상인 동은 영등포구 영등포동 1가(103.4%), 마포구 노고산동(97.7%), 강동구 길동(95.0%), 은평구 대조동(94.3%), 금천구 가산동(92.5%) 등 9곳이었다.
다만 서울 아파트 전체로 보면 전세가율은 62.0%다.
그러나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소형 원룸·오피스텔 규모지만 아파트로 분류되는 도시형 생활주택의 경우 깡통전세를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영등포동 1가의 한 도시형 생활주택은 매매가격이 1억9500만∼4억7750만 원 선인데 전세가격이 1억8500만∼4억2000만 원 선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서울에서 아파트 깡통전세를 이야기하기는 이르지만, 아파트 매매가격이 더 내려가고 전셋값이 계속 오르면 내년 하반기 정도에는 깡통전세 우려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 아파트는 지난해 1월부터 21개월째 빌라보다 안 팔리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보면, 8월 아파트 매매 건수(계약일 기준)는 540건에 그쳤다. 이달 들어서는 18일까지 73건뿐이다. 신고 기한(계약 후 30일 이내)을 고려해도 지난 7월(643건) 역대 최소 기록을 경신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빌라 매매는 8월 1882건, 이달 들어선 243건으로 아파트의 3배 이상이었다. 업계에선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신속통합기획이나 ‘모아타운’ 등 정비사업 기대감이 높은 빌라에 매수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부동산원 주택유형별 매매 통계(신고일 기준)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의 전체 주택 매매 4858건 가운데 빌라가 3206건으로 전체의 66.0%에 달했다. 같은 달 아파트 매매 비중은 21.2%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파트 거래 시장은 임대 거래만 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11만6014건으로, 전·월세 실거래가격 발표가 시작된 2011년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월세는 2017년 하반기 이후 꾸준히 증가, 지난해 하반기(4만4973건) 4만 건을 넘어선 뒤 올해 상반기엔 4만7588건까지 늘어났다.
이승주·김성훈 기자 sj@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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