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도쿄의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발언하고 있다.AP뉴시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국장(國葬) 논란이 심화하고, 통일교 스캔들이 가속화 하는 상황 속에서 정권 자체가 위기로 내몰리며 실각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일본 사회조사연구센터와 17∼18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기시다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29%로 집계됐다고 19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20∼21일 조사한 것보다 7%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며 마이니치 조사에서 지지율이 3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작년 10월 기시다 내각 발족 후 처음이다.
이번 조사에서 기시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지난달보다 10%포인트 상승해 64%에 달했다. 비판 여론이 지지율의 두 배가 넘는 상황이다. 집권 자민당 지지율은 6%포인트 떨어져 23%를 기록했다. 내각 지지율과 자민당 지지율을 합산하면 52%로 이른바 ‘아오키의 법칙’을 떠올리게 되는 상황이다. 아오키의 법칙은 내각 지지율과 자민당 지지율의 합이 50%보다 낮으면 정권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일종의 가설로 이를 제창한 것으로 알려진 아오키 미키오(靑木幹雄) 전 자민당 참의원 의원 간사장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물론 마이니치 신문의 조사에서 나온 지지율은 이달 16∼18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온 결과(내각 지지율 43%, 자민당 지지율 37%)나 교도(共同) 통신이 17∼18일 실시한 조사 결과(내각 지지율 40.2%, 자민당 지지율 39.3%)보다 현저하게 낮다. 현재의 지지율 수준을 나타내는 수치는 조사 주체에 따라 다르지만, 지지율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각 언론 여론조사의 공통점이다.
실제 아오키 법칙은 일본 정계에서는 신빙성이 있게 받아들여진다. 실제 작년 8월 하순 마이니치의 여론조사에서 당시 스가 요시히데 내각의 지지율은 26%였고, 자민당 지지율도 26%를 기록해 둘을 합한 수치(52%)가 기시다 정권에 대한 이번 조사와 같은 수준이었다. 당시에도 마이니치 조사에서 지지율이 유독 낮기는 했으나 당시 스가 총리는 조사 결과가 공표된 지 1주일도 안 돼 차기 총재 선거에 불출마하겠다며 사실상 사임을 선언한 바 있다.
기시다 내각의 인기가 떨어지는 이유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와 자민당의 유착관계 및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이 꼽힌다. 특히 오는 27일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이 비슷한 시기 열릴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비교되고, ‘장례식에 세금을 쓰는 건 옳지 않다’는 여론이 형성되며 기시다 총리는 정치적으로 최대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