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 의료분야 의사 결원 심화…미달 과목 2017년 8개→2021년 10개로 늘어

한 종합병원 신생아 집중 치료실 내부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한 종합병원 신생아 집중 치료실 내부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7월에 발생한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뇌출혈 사망 사건을 계기로 필수 의료 확충 필요성이 계속 제기됐지만, 필수 의료과의 미달 현상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필수 의료과 전공의(전문의 취득 전 수련의)를 확보하기 위해 여러 지원을 하고 있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흉부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은 전공의 지원이 전년에 이어 계속 미달한 반면에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피부과 등은 지원율 상위권을 지켰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과목별 전공의 지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원 미달인 과목은 2017년 8개에서 지난해 10개로 오히려 늘었다.

지난해 미달된 과목은 핵의학과, 소아청소년과, 병리과, 흉부외과, 방사선종양학과, 가정의학과, 비뇨의학과, 산부인과, 외과, 진단검사의학과 등이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복지부는 필수과 의사 확보를 위해 정책적 지원을 해왔다. 대표적으로 흉부외과의 경우 전문의 확충을 위해 건강보험 수가를 100% 인상했고, 가산금액 대비 30% 이상을 지원하도록 했다. 실제 가산금액으로 지원된 금액은 2017년 279억 원, 2018년 348억 원, 2019년 386억 원, 2020년 479억 원이었다. 이외에 수련보조수당 지급, 전공의 해외 단기연수 지원도 하고 있다.

그러나 흉부외과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원율이 50∼60%대에 그치며 계속 결원이 발생하고 있다. 또 다른 필수과인 산부인과는 2018년부터 미달로 돌아섰다. 소아청소년과는 2020년에 지원율 78.5%로 미달되더니 지난해에는 지원율이 절반 이상 떨어진 37.3%로 전체 과목 중 최하위권이었다. 더 큰 문제는 필수과 전공의를 거쳐 전문의가 된 의사가 해당 과가 아닌 다른 과에서 근무하는 것인데, 이로 인해 실제 필수과 의료 인력이 더욱 부족한 실정이라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 흉부외과 전문의 1322명 중 흉부외과 근무 인력은 837명(병원급 이상 흉부외과 근무자 780명·흉부외과 의원급 개설 57명)에 그쳤다. 그외 나머지 전문의 인력은 흉부외과가 아닌 다른 과목으로 개원하거나 병·의원에 소속 의사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사정도 비슷하다.

이같은 필수과 미달 현상과 달리 인기 학과 쏠림 현상은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전공의 지원 1위 학과는 재활의학과로 지원율이 202%에 달했다. 2위는 정형외과(186.9%), 3위 피부과(184.1%), 4위 성형외과(180.6%), 5위 영상의학과(157.2%), 안과(150.5%) 순이였다.

이 의원은 “의료인들이 필수 의료과에 가고 싶도록 인적·물적 투자를 하고 실제 수요에 맞게 지원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기섭 기자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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