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무궁 수훈자 뒤에 입장
마크롱 ‘부끄러운 옷차림’ 조롱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국장은 ‘세기의 장례식’이라는 칭호에 걸맞게 다양한 에피소드가 쏟아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장례식에 늦게 도착해 입구에서 대기하는 수모를 당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운동화 차림으로 런던 시내를 돌아다녀 구설에 올랐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19일 “바이든 대통령이 여왕 장례식에 지각하는 바람에 입장하지 못하고 대기해야만 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장례식이 열린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이날 오전 10시 5분에 도착했다. 버킹엄궁은 앞서 500여 명의 해외 내빈에게 오전 9시 35분부터 9시 55분까지 사원에 입장해야 한다고 공지했는데,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이보다 10여 분 늦었다.

철저한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왕실은 바이든 대통령을 막아 세웠고, 결국 무궁 수훈자 입장이 끝난 뒤 들어갈 수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영국과 영연방 국가 군인에게 주어지는 빅토리아 십자장을 받은 존슨 비하리와 호주 전직 군인 키스 페인보다 뒤에 입장하는 촌극을 빚었다. 가디언은 “바이든 대통령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사람이지만, 정교하게 계획된 여왕 장례식 진행을 어그러뜨리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패션이 발목을 잡았다.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장례식 전날 짙은 선글라스를 낀 채 남색 운동화 차림으로 런던 거리를 활보했다. 영국 매체에선 “국장을 불과 하루 앞두고 마크롱 대통령이 무례하게 행동했다”고 비판했고, ‘패션 자부심’이 있는 프랑스에서조차 “부끄러운 옷차림”이라는 조롱이 쏟아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장례식 당일엔 검은색 양복과 구두로 조의를 표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배우자) 미셸과 나는 운이 좋게도 여왕 폐하를 알게 됐다”며 “우리가 대통령과 영부인으로 인생을 시작했을 때 여왕은 관대함으로 세계 무대로 우리를 환영했다”고 추모했다.

손우성·김선영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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