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법 문제점 해결 못하면 국내 여론 지지 받기 어려워” ‘대중 견제 차질 불가피’압박
美국무차관 “모든 방안 논의”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 논의를 위해 방미한 이창양(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0일(현지시간) “IRA로 한·미 관계가 어려워지거나 여론이 악화하면 미국이 ‘소탐대실’(小貪大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RA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 내 여론 악화로 향후 한·미 간 대중 견제를 목표로 한 양자·소다자 경제협력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회적으로 압박한 셈이다.
이 장관은 이날 워싱턴 특파원간담회에서 “새 정부 출범 후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칩4(한국·미국·일본·대만 반도체협의체), 핵심광물 안보 파트너십(MSP) 등 한·미가 참여하는 다양한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런 좋은 협력 분위기 속에서 IRA 문제가 한국에 잘못된 시그널(신호)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꼭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어떤 사안(IRA)을 어떤 것(IPEF, 칩4 등)과 연계한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국회나 여론 지지를 받아야 정책에 힘이 실리는데 국회 등에서 반대하거나 예산 조치가 있거나 하면 정부도 뚫고 나가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또 이 장관은 정부의 IRA 대응 전략에 대해 “3∼4가지 전략이 동시 추진돼야 한다”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 제기 및 유럽연합(EU)·일본 등 공조 △한·미 관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는 정무적 접근 △국내기업 피해를 최소화하는 기업전략과 정부 정책 조율 등을 거론했다.
이 장관은 이날 미국 도착 뒤 덜레스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IRA는 정치적 동기부여가 됐기 때문에 경제논리로 풀기 쉽지 않다”며 “IRA나 (반도체법) 가드레일 조항이 경제이론적으로, 정책적으로 어떤 문제·오류가 있는지 지적하고 미 정부 내에서 어떤 식으로든 논란이 좀 되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도훈 외교부 2차관도 이날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호세 페르난데스 미 국무부 경제 차관을 만나 IRA와 관련한 한국 입장을 설명했다. 이에 페르난데스 차관은 “가능한 모든 방안을 살펴보고 있으며, 한·미 간에 계속 긴밀히 협의해 나가자”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미 국무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페르난데스 차관이 IRA에 대해 한국과 열린 대화채널을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