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4일 정식 재판 시작…김웅·조성은도 일정 조율
공수처, 기자들 증인신청 했지만 뉴스타파 등 2명만 수용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 연합뉴스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 연합뉴스


2020년 총선 당시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을 야당에 사주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의 첫 정식 공판에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과 황희석 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증인으로 나선다.

재판부는 손 부장으로부터 고발장을 전달받은 의혹을 받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제보자 조성은씨에 대해서도 이른 시일 내 증인 채택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는 26일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 된 손 검사의 3회 공판준비기일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신청을 받아들여 두 사람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재판부는 첫 공판기일인 10월 24일 최 의원과 황 전 최고위원 외에 뉴스타파 심인보 기자, MBC 장인수 기자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공수처는 이들 4명에 대해 “범행 동기를 제공했고, 피고인이 김웅 의원에게 전달한 고발장에 피고발인으로 기재된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에서 양측은 공소사실·증거능력에 대한 입장과 증인신문의 순서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공수처 측은 “대검찰청보다 (고발 사주 의혹을 폭로한) 조성은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선행돼야 대검에서 이뤄진 각종 검색행위나 메신저 내역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손 부장 측은 “공수처 측은 증인신문 순서에 관한 주된 논리가 시간적 흐름이라고 하지만, 따지고 보면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수정관)실 내에서 있었던 업무가 조씨가 경험한 사실보다 훨씬 이전”이라며 “신문 보도 순서대로, 이 사건이 사회에 알려진 순서대로 되짚으려 하는데 객관적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맞섰다.

공수처 측은 이 사건을 보도한 다수 기자에 대한 증인신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손 부장 측은 관련성을 과대평가했다며 반박했다.

손 부장 측은 “살인 사건을 취재해 기사를 쓴 기자가 사건 동기와 범행내용, 방법과 범행도구 등을 상세히 알고 기사를 썼다고 해서 사건의 목격자나 경험자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재판부 역시 “당사자에게 직접 들은 바가 있거나 사건을 직접 경험한 사람이 아니라면 기자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증인 신청 취지를 더 명확하게 해 달라”고 공수처에 당부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준비절차를 종결하고 10월 말부터 2주에 한 차례씩 공판을 열어 증거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11월 7일 2회 공판기일에는 손 검사 측의 ‘위법 수집 증거’ 주장과 관련해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공수처 관계자 등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계획이다.

이 사건 피고인인 손 부장은 지난 준비기일에 이어 이날도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정식 공판과 달리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의 법정 출석이 의무는 아니다.

고발 사주 의혹은 총선을 앞둔 2020년 4월 검찰이 범여권 인사들을 고발하라고 당시 야당이었던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 사주했다는 내용이다.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손 검사는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의원 후보였던 최 의원과 황 전 최고위원, 유시민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범여권 인사와 ‘제보자X’로 불리는 지모씨에 대한 고발장 관련 이미지를 텔레그램 메신저로 김웅 당시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손 부장은 지씨의 과거 판결문을 실명이 담긴 상태로 전달한 개인정보 보호법 및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화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다만 공수처는 의혹의 핵심인 손 부장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는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손 검사는 “고발장과 관련 자료를 김웅(국민의힘 의원)에게 전송하거나 공모한 일이 전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한편 손 부장은 공수처를 상대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처분에 대한 준항고를 법원에 냈으나 지난달 14일 기각된 바 있다. 손 부장이 재항고장을 제출해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김무연 기자
김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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