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유엔총회만큼이나 주목을 받았던 초대형 자선 회의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CGI)’가 재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각국의 정상 및 외교부 장관 등이 참석하는 유엔총회와 달리, CGI 회의에는 전·현직 정상 및 최고경영자(CEO), 자선사업가, 사회운동가 등이 참석해 자선을 통한 글로벌 문제 해결에 대해 논의하고 기부를 약정한다. 지난 19∼20일 뉴욕 힐튼호텔에서 열린 CGI 회의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비롯해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패트릭 케네디 하원의원, 래리 핑크 블랙록 CEO, 자선사업가 멀린다 게이츠와 로린 파월 잡스, 사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등 2100명이 참석했고, 보건의료 및 기후변화, 난민 문제 관련 144개의 기부 서약이 발표됐다.
CGI 회의는 빌 클린턴(76) 전 미 대통령이 2005년 유엔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시작했다. 유엔총회 기간에 개최돼 ‘자선을 주제로 한 장외 유엔총회’로 불리기도 했다. 화려한 글로벌 인맥을 보유한 클린턴 전 대통령의 파워 덕분에 첫 회의 때 300명의 명사가 25억 달러를 기부 약정해 화제가 됐다. 이후 매년 유엔총회 때마다 개최된 CGI 회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출마하면서 중단됐다. 각국의 정치인과 기업이 대미 로비를 위해 CGI에 기부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회의가 취소된 것이다. 클린턴재단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6년까지 CGI 회의를 통해 이뤄진 기부 서약은 3700개로 180개국 4억3500만 명이 혜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6년 만에 재개된 올 회의의 하이라이트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지난 20일 진행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화상 인터뷰. 젤렌스키 대통령의 유엔 화상 연설은 러시아의 반대를 넘기 위해 유엔총회 표결까지 실시한 끝에 진행됐지만, CGI에선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직접 인터뷰어로 나서 우크라이나 상황 및 미래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의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CGI가 다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회의 재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자선업계의 로켓 엔진’으로 불려온 클린턴 전 대통령의 놀라운 파워가 과거와 같은 위력을 발휘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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