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겟돈’핵탄두 활용은 위험
우주선으로 궤도서 밀어내기

지름 12㎞ 소행성 충돌 백악기
공룡시대 마감한 원인 중 하나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나사(미 항공우주국)의 ‘쌍(雙) 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 우주선이 26일(현지시간) 소행성 디모르포스(Dimorphos)에 성공리에 충돌하면서 재앙적 소행성 충돌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행성 방어’(Planetary Defense) 프로젝트의 서막이 올랐다. 백악기 말 지름 12㎞ 소행성 충돌이 공룡시대를 마감하는 원인 중 하나가 되는 등 소행성은 여러 차례 지구 역사에 기록된 대멸종 원인이 된 바 있다. 이에 나사가 행성 방어를 위해 핵탄두를 이용한 파괴 대신 우주선을 ‘운동 충격체’로 사용한 것도 소행성을 여러 개로 쪼개는 것보다 궤도를 바꾸는 것이 안전하고 효율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날 나사에 따르면 현재 과학자들은 지구 근접 천체 중 크기가 140m가 넘는 소행성이 2만60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들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확률은 약 2만 년에 한 번꼴이다. 지름 140m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경우 약 1~2㎞ 직경의 충돌구가 지표면에 만들어지고 충돌 위치에 따라 대도시 하나를 초토화해 초대형 인명 피해를 빚을 수 있다. 이보다 큰 지름 1㎞ 소행성의 경우 문명 붕괴까지 가져올 수 있고 지름 10㎞ 소행성은 생물 대멸종까지 불러올 수 있다. 실제로 소행성은 지구 역사에 기록된 대멸종 가운데 3차례 이상 직접적 또는 부분적 원인이 됐다. 최근에도 2013년 2월 러시아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지름 18m 소행성이 폭발해 주변 6개 도시 유리창을 박살 내고 1600여 명의 부상자를 낸 바 있다. 문제는 현재까지 확인된 지름 140m 이상 소행성이 1만여 개에 불과하고 나머지 1만5000여 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 의회는 2005년 나사에 지구를 위협할 수 있는 지름 140m 이상 소행성의 90% 이상을 찾아낼 것을 요구했지만 하루 한 개꼴인 발견속도를 감안하면 30년 이상이 더 걸릴 전망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름 1㎞ 이상 소행성의 경우 95%가 파악돼 추적 관리되고 있다.

나사가 이날 충돌실험에서 영화 ‘아마겟돈’ ‘딥 임팩트’ 등에 등장하는 것처럼 핵탄두를 이용해 소행성을 폭파하는 대신 우주선을 운동 충격체로 활용해 궤도 변경에 집중한 것은 소행성이나 혜성을 여러 개로 쪼개면 오히려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대신 지구와 충돌 가능성이 있는 경우 궤도를 살짝 바꿔 지구를 빗겨 지나가도록 하는 편이 더 안전하다. 나사가 디모르포스 파괴 대신 궤도를 1% 바꾸는 것을 목표로 삼은 이유다. DART 프로젝트 관계자는 “이번 실험 효과가 입증되면 지구 주변에 유사한 우주선 수십 대를 대기시킨 뒤 소행성 방어에 사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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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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