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인류 첫 ‘지구방어’ 실험
시속 2만2000㎞로 스마트 비행
바위·암석 가득찬 모습 생중계
충돌장면 전송… 내일 공개될듯
궤도 변화 여부는 몇 주 뒤 확인
“성공땐 인류 보호할 능력 생겨”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노성열 기자
“3, 2, 1. 만세(Wow)! 환상적이야(Fantastic)!”
미국 동부시간으로 26일 오후 7시 14분(한국시간 27일 오전 8시 14분) 메릴랜드주 로럴에 있는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연구소에 모인 나사(미 항공우주국) 및 존스홉킨스대 과학자·기술진들은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나사가 지난해 11월 쏘아 올린 ‘쌍(雙) 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 우주선이 ‘운동 충격체’가 돼 지구에서 1100만㎞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목표로 삼았던 소행성 디모르포스(Dimorphos)에 시속 2만2000㎞(초속 6.1㎞)로 정확히 충돌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었다.
충돌 직전 DART 우주선에 장착된 카메라가 포착한 화면에는 바위·암석으로 가득한 디모르포스 소행성의 지표면이 꽉 찼다가 일순 정지상태가 됐다. 나사 행성과학부서 책임자인 로리 글레이즈는 “우리는 인류의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우리는 잠재적으로 위험한 소행성 충돌로부터 스스로 보호할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환호했다.
나사 TV가 이날 생중계한 영상에 따르면 DART 우주선은 당초 예상 시간인 오후 7시 14분 디모르포스에 충돌하는 데 성공했다. 지름 160m, 무게 50억㎏의 소행성 디모르포스는 지름 780m의 더 큰 소행성 디디모스(Didymos)를 돌면서 동시에 태양 주위를 선회한다. 이날 무게 570㎏의 DART 우주선은 충돌 4시간 전 약 9만㎞ 밖에서 마지막 경로 조정을 하며 관제팀 지시 없이 스스로 목표를 찾아가는 스마트(SMART) 항법 비행체제로 전환했고, 이후 우주 공간을 쉼 없이 내달린 끝에 목표지점에 정확히 충돌했다.
20여 년 전 발견된 디모르포스의 지표면 모습은 한 번도 관측된 적 없지만 이날 DART 우주선이 마지막으로 전송한 화면에 의해 바위, 암석으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DART 우주선이 디모르포스와 충돌할 때 큐브샛 리시아큐브는 1000㎞ 안전거리를 유지한 채 뒤따라가 55㎞ 상공에서 충돌장면을 촬영해 지구로 전송했으며, 관련 이미지는 하루 뒤 공개될 예정이다.
DART 우주선이 소행성 디모르포스와 성공적으로 충돌했지만 당초 의도대로 이번 충돌 실험이 디모르포스의 궤도를 바꾸는 데 성공했는지 여부는 앞으로 몇 주 뒤에나 확인될 전망이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DART 임무팀이 세계 각국의 지상망원경과 제임스웹·허블 우주망원경 등을 활용해 충돌로 일어난 디모르포스의 궤도 변화를 확인하게 된다”고 밝혔다.
나사 측은 실험 성공 시 디모르포스가 디디모스에 더 근접하게 돼 현재 11시간 55분인 공전주기가 몇 분 정도 빨라지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나사가 공식적으로 충돌 성공을 확인하면 사상 처음으로 인류가 천체 궤도를 바꾼 사건이 된다. 이와 함께 오는 2024년 유럽우주국(ESA)이 발사하는 우주탐사선 헤라가 2026년 디디모스 소행성계에 도착해 이번 충돌 결과를 더 상세히 관측·분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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