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사 “도화선 불붙이는 행위
핵무력 법제화, 美적대정책 탓”

18분 연설동안 韓은 언급안해
‘패싱’하면서 동맹 이간질 전략


김성(사진)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26일(현지시간)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해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매우 위험천만한 행위”라며 주장했다. 한·미가 현재 동해상에서 진행 중인 합동 연합훈련을 향후 7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의 핑곗거리로 삼으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북핵에 대응하기 위한 확장억제 방안과 전략자산 전개 논의 등 한·미 공조 강화를 흔들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

김 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을 통해 “미국은 이 시각에도 조선반도 주변에서 매우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는 합동 해상연습을 벌여놓으려 하고 있다”며 “한반도 안보 환경은 최근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품은 북한에 대한 적대감 증대 때문에 긴장과 대결의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어 훨씬 더 위험한 공간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북한이 핵 선제 사용을 공식화한 핵무력 법제화를 언급한 뒤 “지난 30년간 미국의 간악한 적대정책이 오늘의 현실을 만들었다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자신들의 핵무력 법제화와 각종 미사일 도발로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 정세 불안의 책임을 미국과 동맹국인 한국, 일본 등에 떠넘긴 것이다. 북핵 대응을 위한 한·미 연합훈련과 한·미·일 공동보조 등을 되레 7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대사는 18분 남짓 이어진 연설에서 한국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을 패싱하고 미국과 상대하는 식으로 한·미 동맹을 이간질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날 김 대사의 연설 이후 주유엔 한국대표부 배종인 차석대사가 발언을 신청해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주유엔 북한대표부 관계자가 다시 발언을 신청, “한반도 상황에 있어 이미 밝힌 바와 같이 남측과 상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김 대사의 주장을 반복하는 등 유엔 현장에서 남북 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북한이 예고 없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의 도발 패턴에 관해 최근 몇 달 동안 말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5일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서는 “이들 도발 중 어떤 것도 조약 동맹인 한국과 일본에 대한 우리의 충실한 방어 약속, 그 본질을 바꾸지 않았고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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