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임명균(32)·김민경(여·34) 부부

저희는 대학교 영어 캠프에서 알게 됐습니다. 저(민경)는 4학년 졸업을 앞두고 있었고 남편은 신입생 태를 막 벗은 때여서 한참 어린 동생으로만 느껴졌어요. 얼마 뒤 저는 승무원 면접에 붙어 중간에 영어 캠프를 퇴소하게 됐어요. 친구들에게 인사하려고 학교에 들러 남편과도 대화를 조금 나눴죠. 작별 인사 같았던 이 대화를 끝으로 다시는 대화할 일이 없을 거로 생각했죠.

3년 뒤 저는 승무원을 그만두고 충북 청주에서 라디오 방송 관련 일을 하고 있었어요. 남편은 군 장교로 일하고 있었는데 ‘휴가 나오면 같이 밥 먹어요∼’라는 메시지가 왔죠. 예전에는 어깨도 좁고, 마르고 안경 쓴 모습이었는데 당시 올린 사진을 보니 안경도 벗고 어깨도 넓어져 있었어요. 남편은 그때 저를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대요. 가뜩이나 그날 메뉴가 샤부샤부여서 남편은 식사 내내 땀을 뻘뻘 흘렸어요. 그 모습을 보니 어찌나 짠하던지요. 사실 순수해 보여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때 관계가 진전된 건 아니었습니다. 군 생활 내내 연락만 주고받는 정도였죠. 전역 뒤에도 가끔 만나는 사이였는데 어느 순간 관계가 너무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어 물어봤어요. “왜 나한테 연락하는 거야?” 그때 돌아온 대답이 “아! 좋아해서요”였고, 그렇게 저희는 교제를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거절당할까 봐 오랫동안 조심했었는데 제가 먼저 그렇게 물어봐 줘서 너무 좋았다고 해요. 프러포즈는 제가 먼저 했어요. 남편이 어떻게 프러포즈를 할지 고민을 많이 할 거 같아서요. 본식 드레스를 고르던 날 웨딩 스냅 사진을 찍을 거라고 얘기해 놓고는 촬영 중에 마이크를 들고 일어나 프러포즈 노래를 부르고 편지를 읽어줬어요. 지난 5월 결혼한 저희는 지금 신혼생활을 만끽 중이에요.

“듬직하고 든든한 내 여보, 나를 위해 궂은일도 마다치 않고 희생하고 있는 것 정말 고마워. 사랑해.”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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