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에 경기둔화 우려 확산 韓銀, BSI 78 … 한 달 새 3P↓ 공인회계사회, 3분기 BSI 74 4분기 전망치는 69로 더 암울
현대오일뱅크 3600억 투자 중단 한화솔루션 공장설립 전면 취소
주요국의 고강도 긴축 기조와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기업들의 체감 경기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나쁜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투자를 유보하는 대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모든 산업의 업황 실적 BSI는 지난달보다 3포인트 내리며 78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2월(76)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등의 긴축 기조가 길어지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데 영향을 받았다.
특히 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 대비 6포인트 하락하며 74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전자영상 통신장비가 반도체 가격 하락 및 수요 둔화로 13포인트 떨어졌고, 1차 금속은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11포인트 하락했다.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의 업황 BSI도 1포인트 내렸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은 9포인트 하락한 78을, 중소기업은 5포인트 내린 72를 기록했다. 형태별로는 수출기업은 10포인트 하락한 76으로, 내수기업은 5포인트 하락한 75로 나타났다.
공인회계사들도 체감 경기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이날 발표한 ‘공인회계사가 본 경기실사지수(CPA BSI)’에서 올해 3분기 경제 현황 BSI는 74로, 지난 2분기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4분기 전망치는 69로 더 하락했다. 이는 2020년 3분기(37) 이후 최저 수준이다.
산업 현장에서는 대형 투자 계획을 유보하는 대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6일 3600억 원 규모의 석유제품 제조 설비 투자를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 측은 원자재 가격 폭등을 공사 중단 이유로 밝혔다. 한화솔루션도 지난 7일 1600억 원 규모의 질산유도품(자동차 시트 주원료) 생산공장 설립 계획을 철회했다.
반도체 산업에서도 투자 유보 사례가 나왔다.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시에 예정하고 있는 M17 신공장 건설 계획을 지난 6월 이사회에서 유보하기로 했다. 반도체 경기가 불황 사이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내년 건설 예정인 삼성전자 평택 공장 4·5라인, 2024년 착공 예정인 경기 용인시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다만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측은 미래 투자 계획에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환율 부담 등으로 인한 해외 투자도 축소하는 추세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미국 내 대체육 자회사인 베터푸드의 자본금을 절반 규모로 줄이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로 미국 애리조나 신공장 착공 시기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