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점령지 병합 기념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점령지 병합 기념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AP 뉴시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러시아 흑해 함대를 침몰시키는 것을 비롯해 러시아의 병력과 장비를 파괴할 것이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 최고사령관을 지낸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이같이 경고했다.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2일(현지시간)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흑해의 모든 배에서 볼 수 있고 식별할 수 있는 모든 러시아 재래식 병력을 제거하기 위해 나토를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경고는 푸틴 대통령이 최근 핵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유럽의 포르투갈 면적과 맞먹는 우크라이나 내 4개 점령지에 대한 합병을 선언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영토를 지킬 것”이라며 핵 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가디언 캡처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가디언 캡처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이 미국과 나토를 전쟁에 끌어들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일부가 아니기에 집단방어를 요구하는 나토 헌장 5조를 적용시킬 수 있는 상황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미국과 나토의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가 핵공격을 할 경우) 방사능이 나토 국가들에게 피해를 입히게 된다면 이는 아마 나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토 헌장 5조는 집단안보체제 핵심인 동맹국이 침공 받았을 때 동맹국들이 자동 개입돼 공동 방어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과거 나토 가입을 추진했다가 러시아의 반발에 철회한 바 있다.

한편,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러시아 내에서의 동원령 대한 저항이 거세지는 것에 대해 푸틴의 현 상황이 “절망적”이라며 “그가 직면한 전쟁의 현실은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크라 전쟁의 전세에 대해 “푸틴과 러시아에 여전히 더 나빠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경고하며 “(푸틴이) 전쟁터에서 전술 핵무기를 사용한다고 해서 이런 상황은 전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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