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한국산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이 사라지면서 현대 아이오닉5·기아 EV6 등 현대자동차그룹의 9월 미국시장 전기차(EV) 판매량이 급감했다. 미 전기차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타격이 불가피한 가운데 공급망 문제 현실화 탓에 중간선거 이후에는 원산지 규정 적용이 더 유연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3일(현지시간)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9월 한 달간 미국시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 판매 대수가 8월 1517대보다 211대(14%) 줄어든 1306대에 그쳤다고 밝혔다. 7월 1984대(기존 아이오닉 포함)와 비교하면 34.2% 급감한 수치다. 기아 EV6 역시 9월 미국 판매 대수가 8월 1840대에 비해 400대(21.7%) 떨어진 1440대로 집계됐다. EV6의 7월 판매 대수는 1716대였다. IRA는 조 바이든 대통령 서명 직후인 지난 8월 17일 발효됐으며, 북미에서 최종조립된 전기차만 최대 7500달러(약 1076만 원)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아이오닉5, EV6 등은 모두 한국에서 생산돼 수출되는 차종인 탓에 세액공제 혜택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
현대차그룹이 IRA 시행의 직격탄을 맞은 반면, GM 등 미국업체들은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분석됐다. GM은 이날 3분기(7∼9월) 미국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한 55만5580대 차량을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 EV·볼트 EUV의 3분기 판매가 1만4709대에 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편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워싱턴무역관은 이날 “현지 전문가들은 미 전기차 공급망 현실을 고려해 중간선거 이후 원산지 규정 전면시행 연기 등 IRA의 전기차 원산지 규정이 유연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부터 시행된 인프라법은 미국산 제품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비용 급증, 공기 지연 등으로 현재 건축자재·전기차 충전네트워크 등에서 면제 조처가 잇따르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