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던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금리 인상과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가속화하면서 부동산 경매시장과 청약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경매 낙찰가율은 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미분양도 대구와 경북 등을 중심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4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89.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0년 3월(83.3%) 이후 최저치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올해 1월 103.1%로 100%를 넘긴 뒤 등락을 반복하다 6월 110.0%까지 상승했다. 7월 96.6%로 하락한 데 이어 8월(93.7%)과 9월(89.7%)까지 연속 떨어졌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는 모두 67건 진행됐지만, 이 중 15건만 낙찰되면서 낙찰률이 22.4%에 그쳤다.
청약시장도 계속 부진하다. 지난해와 달리 청약경쟁률이 낮아진 데다, 당첨돼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면서 일부 아파트단지들은 계약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오류동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와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 럭스 오션 SK뷰’, 대전 서구 정림동 ‘한화 포레나 대전월평공원 1단지’, 경기 부천시 소사본동 ‘현대 프라힐스 소사역 더프라임’ 등은 이날 무순위 청약이 진행된다. 이 중 천왕역 모아엘가는 총 129가구가 공급된다. 이는 일반 분양 물량의 92% 수준이다. 오는 5일에는 ‘신독산 솔리힐 뉴포레’ ‘용문역 리체스트’ ‘창동 다우아트리체’ ‘현대 프라힐스 소사역 더프라임’ 등의 무순위 청약도 예정돼 있다.
이 중 서울 금천구 독산동 신독산 솔리힐 뉴포레의 경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단지는 지난 6월 총 35가구의 청약이 진행됐고, 1순위 내 청약이 마감됐지만, 분양 물량 중 한 집만 계약자를 찾아 나머지는 무순위 청약이 진행될 예정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 청약 시장은 매매 시장과 동조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경매 시장도 입찰자가 실거래가를 참고해 낙찰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집값 급락에 분양 열기가 식으니 ‘옥석 가리기’가 심화하고 있다”며 “입지와 가격 경쟁력 없는 곳은 미분양이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미분양 물량은 대구, 경북 등에서 늘고 있지만 수도권의 우량한 물량은 여전히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되고 있다”며 “지속해서 공사비가 오를 개연성이 크고 분양 시장은 2~3년 후 시장을 보고 청약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는 곳은 여전히 관심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