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애올래 - 경북 의성 ‘댕댕이랑 시골여행’
평평마을 ‘펫농장’ 방문한뒤
‘왕겨풀장’서 촉감놀이하고
‘마늘종 도시락’ 들고 산책도
저녁엔 바비큐로 즐거운 식사
한밤중엔 별자리 관측 만끽
왕겨 베개 등 수공예품도 인기
의성 =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도시에서 보도블록만 밟고 사는 우리 강아지, 과연 행복할까?’
마당이 있는 집에서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던 김모(41) 씨는 집을 아파트로 이사한 뒤 현관에만 머물며 집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려는 반려견을 보며 “강아지의 행복을 위해 자연이 있는 곳으로 이주해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북 의성군 안사면에 위치한 사회적 농장 ‘평평마을협동조합’이 새롭게 기획하고 있는 투어 프로그램 ‘댕댕이랑 시골여행’은 김 씨와 같이 반려견의 행복을 어떻게 높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KB금융지주가 낸 ‘2021년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1448만 명으로 전체인구의 30%에 달한다. 이 중 반려인구 54.1%는 수도권인 서울·경기·인천에 몰려있어 반려동물이 진정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줄고 있는 셈이다.
평평마을은 반려견의 행복을 찾아 자연을 방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환경을 제공한다. 안사면 중앙에 위치한 마을 본부에서 산 중턱으로 이동하면 반려견과 함께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캠핑사이트가 마련돼 있다. 캠핑사이트에 짐을 내려놓고 강아지들과 놀이를 하고 싶다면 곳곳에 위치한 생태펫놀이터를 찾으면 된다. 여름철 모가 자라기 전의 논에서 강아지들이 진흙마사지를 즐길 수 있는 ‘논그라운드’, 벼에서 쌀을 도정한 뒤 남은 왕겨로 강아지들이 촉감놀이를 할 수 있는 ‘왕겨풀장’ 등이 평평농장 생태펫놀이터에 자리하고 있다. 왕겨풀장은 왕겨 사이사이에 계피를 숨겨놓고 반려견과 이를 찾는 놀이를 할 수 있어 반려견의 촉각과 후각을 자극해 반려견의 발육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평평농장 뒤로 늘어선 산에는 ‘힐링 숲 트레킹 코스’가 마련돼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곳이다. 평평농장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야 트레킹을 할 수 있을 정도다. 반려견과 고즈넉한 장소에서 쉬어가기에 안성맞춤이다. 트레킹에 참여한 사람은 의성의 특산품인 마늘과 마늘종을 활용해 만든 도시락을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트레킹을 마친 뒤 캠핑사이트로 돌아오면 산 중턱 밑에 펼쳐진 농촌의 평화로운 광경을 볼 수 있다. 캠핑사이트 근처에는 도시와 같은 환한 불빛이 거의 없다. 한밤중에는 하늘을 가득 수놓은 별들을 관찰할 수 있다. 캠핑에 단골로 따라붙는 바비큐 시설도 갖추고 있어 저녁시간 반려동물과 야외에서 색다른 식사를 즐길 수도 있다. 이 같은 코스로 구성된 댕댕이랑 시골여행은 지난 5월 시범투어에서 호평을 받은 뒤 연말인 11~12월 새롭게 오픈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을 위해 평평마을은 대구한의대 반려동물보건학과, 공정여행사 플라이투게더와 반려동물 동반 여행상품 개발을 위한 지역관광 활성화 업무 협약식도 가졌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을 연계한 활동도 계획 중이다. 우선 댕댕이랑 시골여행 등 체험여행 상품을 네이버 예약을 통해 접할 수 있도록 해 접근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또 한국관광공사를 통한 크라우드펀딩(온라인소액투자중개·Crowd funding)으로 평평마을에서 생산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크라우드펀딩 사업을 통해서 펫캠핑 상품뿐만 아니라, 평평농장 정미소에서 나온 왕겨를 활용한 손목 베개나 목 베개 등 마을주민들의 손을 거친 친환경 상품들을 내놓는다.
평평농장은 댕댕이랑 시골여행에 앞서 평생 농사를 지어온 마을 어르신들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농사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사회적 농업사업을 진행했다. 평평농장의 사회적농업은 어르신들께 단순 노동만 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협업 농장과 농촌 공동사업(마을재봉단) 운영을 통해 살아온 농촌마을과 농업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목적을 가진다. 여기에 귀농·귀촌 희망자들,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이 어우러져 농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삶에 대한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도농 간의 접점을 넓힌 덕분에 평평마을은 경북 지역의 농촌생활 희망자들에게 하나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평평농장은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촌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2022년 농촌애(愛)올래-지역단위 농촌관광 사업’(농촌애올래) 공모에 선정된 의성농촌관광협의회의 회원사다. 평평농장은 마을 청년인 황성윤 대표를 중심으로 대구에서 온 강영수 평평마을 이사장 등 총 5명과 함께 꾸려나가고 있다. 2017년 시작한 농촌애올래는 올해도 10개 지방자치단체를 선정했다. 경기 연천군, 강원 원주시·홍천군, 충북 제천시, 충남 서천군, 전북 김제시·부안군, 전남 곡성군, 경북 의성군·상주시가 올해 농촌애올래 사업 대상지다. 의성군은 2020년 11월부터 농촌애올래를 진행하고 있다. 의성군에서 회원사 업체 방문 시 여행경비의 30%를 지원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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