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JTBC 예능 ‘최강야구’
청소년 국가대표팀과 경기치러
고교선수 인기 상승에도 ‘한몫’
6:3으로 뒤지고 있는 9회말 2아웃. 주자가 1, 2루에 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는 ‘홈런왕’ 이승엽. 그는 초구를 노렸지만 아쉽게 뜬공으로 물러나며 경기가 끝났다. 옛날이야기가 아니다. 현재진행형 이야기다.
승패를 가르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2017년 은퇴한 이승엽을 타석에 세운 건 JTBC 예능 ‘최강야구’다. 이승엽을 비롯해 박용택, 정근우, 정성훈, 유희관 등 각 팀에서 ‘레전드’라 불리던 이들로 구성된 ‘최강 몬스터즈’의 경기를 보여주는 이 예능은 야구를 사랑하는 올드팬들의 피를 다시 들끓게 만들고 있다.
3일 방송된 ‘최강야구’에서는 최강 몬스터즈와 U-18 청소년 국가대표팀의 경기가 진행됐다. 지난 8월 말 서울 고척돔에서 진행된 이 경기에는 무려 1만6000여 명의 관중이 몰렸다. 프로야구 경기를 포함해 올해 고척돔에서 열린 경기 중 최다 관중이었다. JTBC 관계자는 “예능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경기였지만, 최강 몬스터즈와 청소년 국가대표팀 모두 진지하게 경기에 임했다”면서 “이제는 은퇴해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는 레전드 선수들의 경기를 다시 보고 싶어 하는 야구팬들이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고 전했다.
‘최강 야구’는 출연진의 면면 외에도, 팀플레이를 중시하는 야구 선수들의 운동 루틴과 팀워크의 중요성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인 만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 예상되지만, 고교 야구팀에도 번번이 패하곤 한다. 이제는 야구 글러브를 벗은 선수들의 플레이가 매일 모여 정기적으로 운동하고 호흡을 맞추는 고교 선수들을 상대하기도 버겁다는 것이 ‘최강 야구’를 지켜보는 묘미다.
이 과정에서 최강 몬스터즈와 경기를 치른 어린 선수들의 인기가 크게 상승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얼마 전 열린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최강 야구’를 통해 대중에게 익숙해진 윤준호(동의대, 두산 베어스 5R 지명)와 류현인(단국대, kt 위즈 7R 지명) 등이 프로 구단에 지명돼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화제를 모았다. 두 선수는 최강 몬스터즈에서 은퇴 선수가 소화하기 힘든 포수와 유격수 자리를 각각 소화하고 있는 대학 선수다. 대학에서조차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면 더 이상 야구를 하기 힘든 상황 속에서 두 사람이 공식 지명을 받는 순간은 야구팬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최강 야구’는 단순히 흥밋거리 예능의 범주를 벗어나 고교 야구 부활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강 몬스터즈와 경기를 치른 고교 야구팀은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노출되며 팬덤을 키우는 모양새다. JTBC 측은 “고교 야구가 활성화되면 자연스럽게 프로야구의 인기 역시 상승한다”면서 “팬데믹의 여파로 관중 없는 경기를 펼치며 열기가 식은 프로야구와 고교 야구의 인기가 ‘최강 야구’를 통해 조금이나마 회복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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