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손에 희생 된 자녀 2018년 7명, 2019년 9명, 2020년 12명 83.3%가 10세 이하...저항 못하는 어린 나이 자녀 살해 후 극단 선택 부모 34.4%가 경제 문제
지난 6월 9일 오전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에서 실종된 조유나(10) 양의 일가족이 탔던 차량이 인양되고 있다. 뉴시스
자녀를 살해한 후 극단 선택을 하는 부모가 매년 스무 명 가량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으로는 지난 ‘조유나 양 사건’처럼 경제 문제가 가장 많았다. 부모 손에 희생된 자녀는 지난해에만 14명에 달했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기윤 의원이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산에서 제출받은 ‘2013∼2020년 자살 전수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를 살해하고 극단 선택을 한 부모는 모두 160명으로 나타났다. 연 평균으로는 20명이다.
2017년에는 13명으로 조사 기간 중 가장 적었고, 2019년은 30명이나 잘못된 선택을 했다. 2020년에는 19명이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자녀를 살해하고 극단 선택을 하는 원인으로는 경제 문제가 34.4%로 가장 많았다. 가족 관계 문제(31.9%)가 뒤를 이었고, 정신 건강 문제가 26.3%로 나타났다. 배우자 살해는 가족 관계 문제가 69.1%, 자녀·배우자 외 가족 살해는 가족 관계 문제가 40.7%, 애인 살해는 대인 관계 문제가 78.3%에 달했다.
자녀 살해는 모친이 55.6%, 부친이 44.4%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여성이 잘못된 선택을 더 많이 한 것이다. 특히 전업 주부가 21.9%를 차지했다. 부모 연령대별로는 30대가 35.0%, 40대가 34.4%로 나타났다. 강 의원은 “자녀가 어리고 힘이 없을 때 살해한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희생된 자녀는 2018년 7명에서 2019년 9명, 2020년 12명, 2021년 14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희생자 연령을 보면 42명 중 35명(83.3%)이 10세 이하다.
매년 안타까운 목숨이 희생되고 있지만 이를 예방하기 위한 예산과 인력은 부족하다. 2017년 2월 자살예방법이 개정돼 효과적인 자살예방정책 수립과 자살 유족에 대한 심리지원을 위한 심리부검 자살 유족의 진술과 기록을 통해 자살사망자의 심리 행동 양상 및 변화를 확인하여 자살 원인을 추정·검증하는 체계적인 조사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으나, 자살예방 중앙정책지원기구인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심리부검팀(7명)이 연 평균 142건 시행하고 있다. 이는 연간 전체 자살사망자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자살시도자 및 정신건강 위험군 등 자살 고위험군 대상 방문상담, 인식개선 활동 등 사전 예방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인 자살고위험군 사례관리 인력이 센터당 필요인력 3.6명을 기준으로 469명 충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살 고위험군 등록자가 2만241명임에 반해 자살예방 전담인력이 467명에 불과해 1인당 43.3명을 관리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강 의원은 “‘동반자살’이 아니라 엄연히 부모가 자식을 살해한 살해사건이며 자녀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받는 사회적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사회적 인식 대전환과 함께 사전에 이러한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위기가정을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도록 제도 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