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데뷔 후 54번째 개인전 인사아트프라자서

‘Reflection-照應하다’ 타이틀로 18일까지

전통과 현대 미감 접목해 한국미술 세계에 알려

백원선 작가의 전시 포스터. 인사아트프라자 제공.
백원선 작가의 전시 포스터. 인사아트프라자 제공.
zen_Rhizomes #1609, 116x116cm, 캔버스 위에 한지 콜라주, 실, 2018.
zen_Rhizomes #1609, 116x116cm, 캔버스 위에 한지 콜라주, 실, 2018.
Reflection, 76x56.5cm, 잉크, 한지, 아르슈지, 볼펜, 2022.
Reflection, 76x56.5cm, 잉크, 한지, 아르슈지, 볼펜, 2022.


백원선(77) 작가는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의 미감 접목을 통해 한국미술의 세계화를 시도해 온 것으로 인정받는다. 50세에 늦깎이로 첫 개인전을 연 후 50여 회의 전시를 통해 쉼 없이 작품을 선보인 열정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렸던 2021년엔 자택 작업실에서 ‘나만을 위한 전시’라는 제목으로 회고전을 열기도 했다.

그가 5일 서울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 1층 그랜드관에서 54번째 개인전 ‘Reflection-照應하다’를 개막한다. 반사(Reflection)와 조응(照應)을 함께 넣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어우러짐의 미학을 만날 수 있는 전시이다. 단순히 어우러지는 것이 아니라 한국 전통의 고갱이를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작가 특유의 정체성이 뚜렷하다.

그 정체성은 전시 포스터의 제목 위에 붙어 있는 ‘紙千年 絹五百 (지천년 견오백)’에서 헤아릴 수 있다. ‘종이는 천년을 가고 비단은 오백년을 버틴다’라는 뜻이 전통 한지로 작품을 만들어온 작가의 자부심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묵묵히 먹물을 흡수하는’ 동양의 한지와 ‘먹물을 머뭇거리면서 내뱉는’ 서양의 캔버스 특성을 결합하고 조율하는 한지 콜라주 추상 작품들을 선보인다. 그는 기계적인 것을 배제하고 모든 재료를 손으로 찢고 붙이며 작업함으로써 새로운 질감을 창조해냈다.

이번 전시에는 100호 이상의 대작들과 함께 에스키스(esquisse·밑그림), 습작들도 함께 자리한다. 70대 작가가 청년처럼 폭발적으로 뿜어내는 에너지의 원천을 살펴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백 작가는 서양화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한지, 먹, 닥나무 등 동양의 물성을 활용한 작품을 끊임없이 만들어왔다. 독일 ‘아트 쾰른’ 등 국제 아트페어에 꾸준히 출품하며 동양 정체성을 지닌 작품이 해외에서 통한다는 믿음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작품 어딘가에 반드시 한글 모양을 넣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전시와 관련, 박복신 인사아트프라자 회장은 “남다른 심미안과 세상에 대한 중층적인 사고와 상상력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하고 미학적 성취를 이루어낸 백원선 작가의 개인전을 열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임을 다시 느낀다”라고 했다. 전시는 18일까지.

장재선 선임기자
장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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