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8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한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전부 패소하는)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취소신청·집행정지요건 부합” 10명 안팎 외부 전문가 답변
법무부가 론스타 사건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 중재판정부의 배상 결정과 관련, 최근 외부 자문단으로부터 “취소 승산이 있다”는 답변을 받고 판정 취소 신청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5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는 최근 ISDS에 정통한 10명 안팎의 외부 전문가로부터 론스타 사건 관련 중재판정부의 결정이 판정 취소 신청 및 집행정지 요건에 부합한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타는 지난 2012년 외환은행을 하나은행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금융 당국의 매각 승인 지연으로 손해를 봤다며 중재를 신청했다. 중재판정부는 지난 8월 30일 우리 정부에 론스타 측 청구 금액 46억8000만 달러 중 4.6%인 2억1650만 달러(약 2800억 원·환율 1300원 기준)를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위원 경험이 있어 이번 법무부 자문에도 참여한 A 교수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판정문을 검토해 보면 취소 신청을 충분히 제기해볼 만한 요건이 갖춰졌다”고 답했다. 다만, 어떤 요건을 문제로 삼을 것이냐에 대해서는 “상대방(론스타)이 대비할 수 있다”며 “소송 전략과 관련된 문제라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ICSID의 중재 규칙에 따르면 △중재판정부의 권한 이탈 △절차 규칙 미준수 △판정 이유 미게재 △부적절한 판정부 구성 △판정부의 부패 등 5가지 중 하나에 해당하면 중재판정부의 결정에 취소 신청을 할 수 있다. 법무부와 자문단은 중재판정부의 결정 가운데 일부가 이런 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3명의 중재인 중 한 명인 프랑스의 국제법 전문가 브리지트 스턴 파리1대학 명예교수가 판정문에서 우리 정부의 책임이 없다고 지적한 것 또한 긍정적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법무부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영문 판정문을 보면 스턴 교수는 우리 금융 당국이 매각 승인을 지연하거나 가격 인하를 지시한 증거 등이 없다며 한국 정부의 책임이 없다는 소수 의견을 개진했다.
A 교수는 “소수 의견이 있다는 것만으로 취소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법리적 해석이 치열한 가운데 판정부 간 이견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유리한 정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짚었다.
법무부 내에선 “우리 정부가 론스타에 배상 책임이 없다는 법적 결론이 나올 가능성은 ‘0’(제로)”라고 주장하는 송기호 변호사를 비롯한 일부 전문가 의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법무부 관계자는 “(송 변호사는) ISDS 절차를 직접 수임하여 진행한 경험이 없고, 특정 정당에 공천을 신청한 적이 있어 정치적 편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