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라디오 방송인 펄시벌 마바사의 가족들이 4일 필리핀 마닐라의 자택에서 마바사의 캐리커처가 들어간 사진을 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필리핀의 라디오 방송인 펄시벌 마바사의 가족들이 4일 필리핀 마닐라의 자택에서 마바사의 캐리커처가 들어간 사진을 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경찰 “업무와 연관 가능성”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을 비판해 온 현지 언론인이 괴한에게 피살됐다. 일각에서는 마르코스 대통령이 21년간 장기집권하며 반대파에 ‘피의 숙청’을 일삼던 부친의 전례를 따라 숙청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4일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의 라디오 방송인인 펄시벌 마바사는 전날 마닐라에 있는 자택 출입문에서 총격을 받고 숨졌다. 그는 오토바이를 타고 있던 두 명의 괴한에게 총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63세로 ‘퍼시 라피드’라는 활동명으로 알려진 마바사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두테르테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현 정부의 정책 등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동영상을 올려왔다. 채널 구독자만 21만 명에 달한다.

이에 현지 경찰은 “이번 사건이 피해자의 업무와 연관돼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마바사의 유족들은 이번 살해가 “비참한 범죄”라며 “그의 비겁한 암살자들을 심판해달라”고 요구했다. 필리핀 언론인연맹(NUJP) 역시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을 통해 정부 당국이 언론인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필리핀은 언론인을 상대로 한 살인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나라로 ‘세계에서 언론인이 가장 위험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국경없는기자회(RWB)에 따르면 지난 35년간 최소 187명의 언론인이 필리핀에서 목숨을 잃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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