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저 “살아 있어서 기쁘다”

디지털 컴퓨터의 전자 시대를 지나 양자 시대가 열리고 있다.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양자 통신의 기초인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을 증명한 아스페-클라우저-차일링거 3인의 물리학자가 공동 수상했다. 양자 얽힘은 원자보다 작은 2개 이상의 입자가 얽혀 있다가 떨어졌을 때 한쪽의 상태를 측정하면 다른 쪽 상태도 그 순간 결정되는 물리 현상을 말한다.

과학계와 산업계는 5일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양자 통신과 양자 컴퓨터 개발에도 가속화가 붙을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해킹과 도청이 불가능한 양자 정보통신은 양자 얽힘 현상을 이용해 미국, 중국 등 이 분야 선도국들이 시험 전송에 성공하는 등 산업적 응용을 앞두고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전날 ‘2022년 노벨물리학상’에 양자 얽힘을 검증, 보완한 알랭 아스페(75) 프랑스 에콜폴리테크니크 교수, 존 F 클라우저(80) 미국 실험물리학자, 안톤 차일링거(77) 오스트리아 빈대학 교수 등 3인을 선정했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들이 이어온 ‘양자 얽힘’ 실험은 양자 정보라는 새로운 기술을 여는 기반이 됐다”면서 “양자 암호와 양자 컴퓨터 개발 등 광범위하고 잠재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업적을 평가했다. 이들은 일반 상식과 어긋나는 양자물리학의 대표적 특이 현상인 양자 얽힘을 이론과 실험 측면에서 발전시켜와 그동안 유력한 노벨상 후보로 거론돼 왔다.

클라우저 박사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1969년 이 일을 처음 시작했는데,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여전히 살아 있어서 기쁘다”고 밝혔다. 아스페 교수와 클라우저 박사는 양자 얽힘을 실험적으로 구현해 1960년 양자역학을 증명하기 위해 물리학자 존 스튜어트 벨이 고안한 ‘벨 부등식’에 위반됨을 증명하는 식으로 성과를 이뤄냈다. 차일링거 교수는 실험 차원에 머물던 양자 얽힘을 활용한 ‘양자 순간 이동’을 시연함으로써 세계 최초의 양자 암호 통신에 성공했다. 양자 물리학에서 2012년 양자역학 실험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지 10년 만에 올해 양자 얽힘 현상 연구자들까지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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