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 포함 장비 수출 규제
슈퍼컴퓨터부터 적용 알려져
향후 품목 확대 예상에 ‘긴장’
삼성·SK하이닉스 포함 우려
중국 공장 생산에도 차질 가능성


미국이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 제재 같은 또 다른 고강도 대(對)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관련 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 정부가 일단 슈퍼컴퓨터에 활용되는 장비부터 수출 규제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앞으로 대상 품목이 더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럴 경우 메모리 반도체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직격탄을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5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 정부는 자국 기술이 포함된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고성능 그래픽카드 등의 중국 수출 금지를 이번 주 중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화웨이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반도체 부품을 수급하지 못하게 하고, 제품 판매를 못하게 한 것처럼 제재를 또다시 가한다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번 제재에는 중국 국영 반도체 기업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 다수의 중국 반도체 기업과 연구소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들은 조 바이든 행정부로 교체된 이후에도 미국의 제재 강도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첨단 반도체 기술의 중국 유입을 완전히 차단하는 방향으로 미국의 정책이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 핵심 관계자는 “미국이 대중 반도체 규제를 점점 강화하고 있으며 국내 업체들도 앞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일차적으로 슈퍼컴퓨터 중앙처리장치, 그래픽카드 등의 수출을 제한하다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규제 대상으로 거론되는 고성능 반도체는 미국의 주요 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들이 만들고 있지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도 일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며 “데이터센터에 활용되는 메모리 반도체 등으로 규제 대상이 확대되면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반도체 수출의 40% 이상이 중국에 집중된 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의 생산 기지도 보유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8월 미국 정부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123단 이상의 낸드플래시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미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정부에서도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한국 반도체 업계는 미국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피해가 확산하지 않도록 정부가 사전에 미국 정부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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