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최대규모 감소
한은 “원화가치 위해 시장개입”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한 달 만에 200억 달러 가까이 급감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1440원까지 치솟자 원화 가치 방어를 위한 총력전에 달러를 투입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167억7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지난 8월보다 196억6000만 달러 감소했다. 이는 2008년 10월(274억 달러)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10월에도 지금과 같은 규모로 외환보유액이 감소할 경우, 총 규모는 40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한은은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미 달러화 강세에 따른 유로화·파운드화·엔화 등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 감소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감소 등으로 외환보유액이 8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줄었다고 분석했다. 외환당국이 ‘킹(King) 달러’의 여파로 연일 추락하는 원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시장에 달러를 내다 판 영향이 큰 탓도 있다. 오금화 한은 국제국장은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등 외환시장 쏠림 현상이 심화되자 이를 완화하기 위해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수출 급감이 초래할 외환보유 감소, 환율 상승에도 비상이 걸렸다. 4분기 수출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경고등이 켜지자 정부는 민관합동 수출상황실을 개소하며 본격 지원 방침을 밝혔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제2차 수출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긴축통화 정책이 우리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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