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사진) 정권의 미사일 도발 스타일이 확 달라졌다. 미국이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 76)를 동해상으로 회항시키는 와중에도 물러서지 않고 ‘맞짱’을 뜨겠다는 결기가 느껴진다. 아버지 김정일 정권 때와는 다른 셈법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완성 상태로 가는 핵 무력 강국에 대한 믿음과 과시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집권 초기만 해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 전략자산들을 두려워했다. 전략 무기들이 한반도에서 전개될 때 김 위원장은 은신처에 숨어 며칠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일도 허다했다.
하지만 이번엔 달라도 크게 달랐다.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에 압도되지 않고 각종 미사일 도발로 맞짱을 뜨고 있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정면승부의 투쟁 원칙”을 천명했고, 앞서 핵 사용 문턱을 대폭 낮춘 ‘4·25 핵 독트린’을 천명했다. 또 김 위원장은 핵 개발에서의 모호성으로 경제·외교 실리를 취했던 ‘김정일 집권기’에 대해 “손쉽게 관광지(금강산 등)나 내어주고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난하며 핵 무장을 법제화하기도 했다.
김정은 정권의 이 같은 달라진 도발 양태는 북한이 핵전력 강화로 군사 강국이 됐다는 믿음 아래 한국은 물론 미국과의 군사·안보적 대치 국면 속에서도 ‘강대강’ 맞짱 뜨기를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김정은 정권이 미국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호의 한반도 재전개 다음 날인 6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쏜 것은 이런 도발의 계속으로 보인다. 소위 ‘김정은식 대응’을 극명하게 나타냈다는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만 22차례며,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후 10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공보문으로도 레이건호의 한반도 재출동을 비난했다. 외무성은 “미국이 조선반도(한반도) 수역에 항공모함타격집단을 다시 끌어들여 조선반도와 주변 지역의 정세 안정에 엄중한 위협을 조성하고 있는 데 대하여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