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러 제재 적극적 두다 대통령
자국내 영토에 배치 의사 밝혀
美는 “요청받은 일 없다” 선그어

핵 사용 가능성 언급한 푸틴
핵무기 부대 국경이동說 돌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위협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폴란드 정부가 5일 미국에 핵무기 배치를 공식 요청했다. 폴란드는 러시아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점에서 안제이 두다 대통령의 미국 핵무기 배치 요청은 한국을 포함한 미 동맹국들에 작지 않은 파문을 몰고 올 전망이다.

러시아는 지난 4월 이미 칼리닌그라드에 핵무기를 배치했다는 의혹을 받는 상황이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두다 대통령은 이날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영토에 미국 핵무기 배치를 요청한다”며 “전술핵 공유에 참여할 수 있는 잠재적 기회가 있다”고 밝혔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왔다. 그는 “문제는 우리가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라며 “미국이 그러한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는지 대화하고 있다. 문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폴란드는 지난 4월에도 야로슬라프 카친스키 부총리가 “미국이 폴란드에 핵무기 배치를 요청한다면 개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며, 이는 모스크바를 향한 봉쇄력을 상당히 증가시킬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미국 고위 관계자는 두다 대통령 언급에 “요청받은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 또한 폴란드의 미국 핵무기 배치가 전략적으로 효과가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현실성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예비군 동원령을 선포하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최근엔 러시아가 핵무기 운용 부대의 병력과 장비를 우크라이나 국경 쪽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온 상황에서 두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무게감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폴란드는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고, 러시아가 친(親)우크라이나 성향을 보여온 폴란드와 발트 3국을 겨냥해 칼리닌그라드에 핵무기를 배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가디언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푸틴 대통령 도발에 잠재적으로 대응에 나섬과 동시에 전면전 확대 위험을 억제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적다고 평가하면서도 잠재적 시나리오에 대응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CNN은 “미국이 전쟁 초기부터 러시아의 핵 공격에 대응하는 비상계획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여기엔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을 공격하거나 핵무기를 고공 또는 비거주지역에 폭발시키는 방안 등도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손우성·김현아 기자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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