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주형, PGA 슈라이너스오픈 우승… 통산 2승째
21세 전 2승 역대 세번째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
“꿈이 현실이 돼가는 기분
우즈와 비견되다니 영광
갈길 멀어… 열심히 할 것”
日조조챔피언십서 3승 도전
“스무 살인 내게 PGA투어는 마치 다섯 살 아이가 디즈니랜드에 있는 것과 똑같다.”
김주형이 지난 10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PC서머린(파71)에서 끝난 2022∼2023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슈라이너스칠드런스오픈(총상금 800만 달러)에서 합계 24언더파 260타로 우승했다. 김주형은 세계랭킹 4위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와 한 조에서 마치 매치플레이를 방불케 하는 경기로 우승 상금 144만 달러(약 20억5700만 원)를 손에 넣었다.
이번 우승은 지난 8월 윈덤챔피언십에 이어 두 번째. 불과 2개월 만이다. 김주형의 놀라운 활약에 미국 현지에서는 ‘록스타’, ‘슈퍼스타’라는 표현을 쓰며 상당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김주형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 “난 그저 PGA투어에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였다. 운이 좋아서 일찍 우승했을 뿐”이라며 “이곳의 모든 선수가 정말 열심히 한다. 난 아직 그들에 비하면 갈 길이 멀다. 따라서 내가 우승을 했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다”고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김주형은 특히 자신의 우상인 타이거 우즈(미국)와 비견되는 현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했다. 그는 “몇 달 전에는 정식 회원도 아니었는데 이제는 두 번째 우승하고 우즈의 기록과 비교가 되고 있다. 정말 영광이다. 나의 꿈이 현실이 되는 기분”이라며 “우즈나 로리 매킬로이, 저스틴 토머스 같은 선수들과 비교하면 난 이제 시작이다. 여기서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 그동안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주형은 이번 우승으로 우즈, 리 트레비노(미국) 등 PGA투어의 ‘전설’을 소환했다. 김주형은 만 21세가 되기 전 PGA투어에서 2승을 거둔 역대 세 번째 선수다. 1932년 랠프 굴달(미국)이 가장 먼저 이 기록을 달성했고, 1996년 우즈가 두 번째 주인공이 됐다. 그리고 26년 뒤 김주형이 같은 기록을 세웠다. 특히 김주형은 20세 3개월 19일로 20세 9개월 21일의 우즈보다 기록 달성이 빨랐다. 굴달은 20세 2개월 10일에 PGA투어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해 김주형의 기록에 조금 앞선다. 김주형은 또한 이번 대회에서 ‘보기 없이’ 24개의 버디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PGA투어에서 72홀 대회의 보기 없는 우승 기록은 1974년 그레이터뉴올리언스오픈의 트레비노, 2019년 윈덤챔피언십의 J T 포스턴(미국)에 이어 김주형이 세 번째다.

트레비노와 우즈는 모두 골프 명예의전당에 입회한 남자골프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트레비노는 메이저대회 6승을 포함해 PGA투어 통산 29승을 거뒀다. 우즈는 메이저대회 15승 포함 PGA투어 통산 82승으로 샘 스니드(미국)와 함께 PGA투어 다승 부문 공동 1위다. 미국 매체 골프채널은 김주형의 뛰어난 경기력뿐 아니라 역동적인 모습에 주목하며 ‘슈퍼스타가 될 모든 자질을 갖춘 선수’라고 평가했다. 어려서부터 호주와 필리핀, 태국 등에 거주해 영어와 타갈로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도 김주형이 가진 장점 중 하나다.
김주형은 미국 무대에선 신예지만 이미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무대에선 검증된 스타다. 15세에 태국프로골프투어에 데뷔해 아시안 2부 투어에서 3승, 필리핀투어에서 2승을 거뒀고, 2019년엔 17세 어린 나이에 아시안투어에서 프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2020년엔 KPGA투어 입회 후 불과 3개월여 만에 두 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했다. 그러고는 2021시즌엔 KPGA투어에서 10대 선수 최초로 대상과 상금왕을 동시에 수상했다. 세계랭킹 1위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던 김주형은 불과 2년 만에 세계골프의 중심에 자신의 이름을 분명하게 새기고 있다.
김주형은 이번 주 일본에서 열리는 조조챔피언십(총상금 1100만 달러)에 출전하기 위해 슈라이너스칠드런스오픈이 끝난 뒤 임성재, 김시우, 이경훈 등 PGA투어 동료와 함께 곧바로 일본으로 이동했다. 조조챔피언십은 13일부터 지바현 아코디아골프나라시노컨트리클럽에서 열린다.
오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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